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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산업에서

동등한 시민으로 안착하기 위한 태도

HAEPAARY

ISSUE 3 - 05. ARTIST

PRE

스스로 지휘하며 자유롭게 음악하기

CIFIKA

ISSUE 3 - 03. ARTIST

ㅡ 먼저, 자신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차차: 저는 ‘차차’라고 합니다. 음악 업계에서 일한 지는 15년이 넘었고요,  2018년에 영팀 프로덕션(Young Team Productions)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대만 내 해외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ㅡ 이 일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학교에 다닐 때 돈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18살 때부터 공연장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 공연을 더 많이 볼 수 있으니까요.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기획자, 프로젝트 매니저 등의 직위를 맡게 됐고 페스티벌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차차 첸 (영팀 프로덕션 제공)

ㅡ 대만 음악계에 몸 담은지 시간이 꽤 흘렀고, 아시는 것도 많을 것 같습니다. 대만의 음악신에 관해 좀 소개해 주시겠어요?  어떤 페스티벌에 주목해야 하는지,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로 사용하는지 등등이요.

대만은 여전히 주류 시장과 인디 시장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그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어요.  스트리밍 서비스 중에서는 Spotify가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많은 대만 인디 아티스트들은 StreetVoice에 음악을 올립니다.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면 KKBOX가 제일 좋고요. 

라이브신으로 보자면, 대만에도 페스티벌들이 많은데요. 가장 유명하고 규모가 큰 페스티벌 중의 하나인 메가포트 페스티벌은 몇 년 전부터는 표가 1분만에 매진됩니다. 올해로 5주년이 되는 배가본드 페스티벌은 젊은 세대가 제일 좋아하는 페스티벌로 일본, 한국, 싱가포르, 호주, 태국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아티스트를 초청하죠. 물론 티켓은 매진됐고요. 이 외에도 쇼케이스 형식의 페스티벌인 러크페스트(LUCfest)도 있습니다. 

 

ㅡ 제가 대만 음악 시장을 보면서 받은 인상은 생태계가 꽤 탄탄해 보인다는 거였어요. 메이저와 인디를 막론하고. 대만이라는 국가 자체는 작지만,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까지 중화권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입지를 가지고 있죠. 특히 중국 본토에서 아티스트 뿐만 아니라 음악 기업이나 전문가들까지도 크게 성공하는 사례에 관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만 사람들은 외국 문화에 개방적이면서 동시에 지역에서 살아온 민족의 독특한 정체성을 보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경향은 대만의 음악 시장에 주변 국가들과는 차별되는 감성을 이끌어냈고요. 말씀하신대로 규모가 큰 시장은 아니지만, 선두주자로서의 역할은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음악 전문가들이 음악 산업의 모든 측면이 지속적으로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함께 이끌기 때문이죠.  이런 환경 속에서 대만의 아티스트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왔고요. 최근 몇 년 동안 국제적으로 아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대만의 아티스트는 해외진출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맞습니다. 올해 코첼라 무대에 섰던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처럼 말이죠.

 

ㅡ 한국의 상황을 보면, 인디나 장르 음악은 예전에 비해 점점 많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인디  음악 산업 생태계 자체는 취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만의 인디 뮤지션은 어떤가요? 자본이나 인맥이 크게 없이 어떻게 음악을 알리는지?

대만에는 음악 페스티벌도 있고, 인디나 장르 음악을 다루는 에이전시와 레이블이 여럿 있습니다. 아티스트가 직접 회사를 차리기도 하고요. 앞서 말한 것처럼 대만 사람들은 원래부터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일단 좋은 작품을 만들기만 하면 대중에게 발견되지 않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습니다.

 

ㅡ 대만 인디 아티스트와는 어떻게 일하시며,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저는 보통 내한공연을 주로 추진하기 때문에 해외 아티스트나 에이전시와 일할 기회가 많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들을 대만 아티스트와 공유해서 해외진출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요. 대만 아티스트의 가능성에 대해서 묻는 다면, 아무래도 아시아 지역에서 대만 아티스트는 쉽게 드러나는 편인 거 같아요. 그게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대만 사람들은 외국 문화에 개방적이면서 동시에 지역에서 살아온 민족의 독특한 정체성을 보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경향은 대만의 음악 시장에 주변 국가들과는 차별되는 감성을 이끌어냈고요.”

대만, 그리고 라이브 음악 산업

SXSW 내 타이완 비츠 쇼케이스 (출처: 영팀 프로덕션 페이스북)

타이완섬 너머, 해외 시장 이야기

“만약 한국 아티스트가 대만에서
인지도를 높이길 원한다면
아무래도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지름길이 아닐까 싶어요.”

ㅡ 해외 아티스트의 단독공연도 만들고 페스티벌에 아티스트를 섭외한다고 했는데, 아티스트는 어떻게 선정하나요?

내한 공연을 만들 때엔, 당연히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티스트부터 생각합니다. 영 팀 프로덕션에서 선보이는 아티스트는 저의 취향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반면, 페스티벌 섭외를 담당할 땐 좀 다릅니다. 여러 조건들과 변수를 살펴봐야 하는 거죠. 페스티벌의 주제나 예술적 스타일, 예산 부분, 장르의 밸런스 등등이요. 내한 공연을 만들 때와는 상당히 다른 작업이에요. 한편, 음악 페스티벌은 아티스트에게 해당 국가의 팬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바밍 타이거는 메가포트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후 정말 뜨거운 반응을 얻었거든요.

 

ㅡ 저에게 대만은 Kpop, 그러니까 한류가 가장 처음으로 나타난 나라라는 거예요. 90년대 클론이 대만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그때 일어났던 일이 지금 Kpop 현상의 시발점이 되었던 거잖아요. 이후 시간이 흘러 Kpop은 전 세계에서 무시 못할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인디 음악은 아직 가려져 있는 거 같아요. 대만에도 한국 인디 뮤지션의 팬이 있나요? 어떻게 하면 한국 뮤지션들이 대만신에 더 소개될 수 있을지, 조언 한 번 부탁드려요.

대만에서 한국 인디도 인기가 많습니다! 혁오, 새소년, 세이수미, 아도이, 잔나비 같은 아티스트들은 여기에서도 상당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죠. 만약 한국 아티스트가 대만에서 인지도를 높이길 원한다면 아무래도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지름길이 아닐까 싶어요. 여기에 더불어 대만 현지의 전문가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입지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영팀 프로덕션 제공

ㅡ 차차 님은 단독 공연이나 페스티벌 섭외만 하는 게 아니라, 대만 아티스트를 해외로 진출시키는 일에도 관련되어 있죠. 대만 정부가 지원하는 쇼케이스인 ‘타이완 비츠(Taiwan Beats)’ 같은 프로그램을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 소개할 때 함께 일을 하기도 하고요. 자국 아티스트를 해외로 보내는 일을 함께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공연을 만드는 기획자는 다소 바이어(buyer)의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타이완 비츠 쇼케이스를 만드는 프리젠터의 역할은 하던 일과 정반대의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대만 아티스트를 해외에 마케팅해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으니까요. 이런 경험들은 프로모터로서의 저에게도 다각도의 관점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ㅡ 마지막 질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아시아 시장은 이제 서로 제대로 연결되기 시작했다고 보는데요, 앞으로 더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아시아 시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아시아의 음악 시장은 놀랍게 성장하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비 아시아권 아티스트들이 아시아로 진출하는 사례도 무척 늘었고, 아시아 아티스트들이 비아시아권 무대로 진출하는 경우도 매우 많죠. 따라서 아시아 각국의 음악 산업이 서로 교류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놀라운 결과가 나타나리라 믿습니다.

작지만 단단한 대만의 공연 기획 이야기

아시아 인디 신에서 대만은 핫하다.

80년대부터 중화권에서 단단하게 다져온 대만 가요 시장에는 거대 플레이어들도 있지만

작은 규모로 안정된 사업을 꾸려나가는 주체들도 많다.

한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나

노파티포차오동(No Party For Cao Dong)처럼 아티스트가 스스로 온전히 꾸려나가는 팀이

성공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작은 섬에는 음악을 만드는 창작자뿐만 아니라

기획하고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

이번 글에서는 대만에서 해외 뮤지션의 단독 공연을 주로 기획하는

공연기획사 영팀 프로덕션(Young Team Productions)의 대표를 만나

대만의 인디신에 관해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Interview | 이수정,  Edit | 이수정 

공연 프로모터 차차 첸 Cha Cha Chen

(Young Team Productions)

아시아 인디 신에서 대만은 핫하다.

80년대부터 중화권에서 단단하게 다져온 대만 가요 시장에는 거대 플레이어들도 있지만 작은 규모로 안정된 사업을 꾸려나가는 주체들도 많다. 한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나 노파티포차오동(No Party For Cao Dong)처럼 아티스트가 스스로 온전히 꾸려나가는 팀이 성공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작은 섬에는 음악을 만드는 창작자뿐만 아니라 기획하고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

이번 글에서는 대만에서 해외 뮤지션의 단독 공연을 주로 기획하는 공연기획사 영팀 프로덕션(Young Team Productions)의 대표를 만나

대만의 인디신에 관해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이수정  cecilia@alpsinc.kr

(주)알프스 기획이사. DMZ피스트레인뮤직페스티벌에서 기획, 프로그래밍, 해외 업무를 담당한다.

ㅡ 영팀 프로덕션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1년에 보통 몇 개의 공연을 기획하시는지, 어떤 아티스트와 함께 일하는지 등등이요.

대만에서 활동하는 프로모터(공연 기획자)들은 각자 전문 분야가 있습니다. 서양 아티스트를 주로 초청하는 프로모터, 일본이나 한국 아티스트를 주로 초청하는 프로모터 등이죠. 영팀 프로덕션은 좀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데 국가에 관계 없이 초청하고 공연을 기획합니다. 지금까지 내한공연했던 팀으로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 욜라텡고(Yo La Tengo), 포스터 더 피플(Foster the People), 라이드(Ride), 올라퍼 아널즈(Ólafur Arnalds), 호세 곤살레스(José González), 토(toe), 더 핀(The fin), 새소년, 바밍타이거(Balming Tiger) 등등이 있고요. 국적에 기반하는 게 아닌, 우리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초청하고 이를 통해 관객들이 진실하고도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의 목적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1년에 12~16개의 내한 공연을 열었네요.

ㅡ 내한 공연 외에도 하시는 일이 있다고 들었어요.

공연 프로모터로 활동하는 것 외에도,  2021에서 2023까지 미국 SXSW에서 대만 공식 쇼케이스인 ‘타이완 비츠 쇼케이스(Taiwan Beats Showcase)의 프레젠터로 활동하며 대만 아티스트를 해외에 홍보했습니다. 또한 메가포트(Megaport)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로서 2022년과 2023년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배가본드(Vagabond) 페스티벌, 파이어볼(Fireball) 페스티벌 등 대만의 다른 음악 페스티벌에 해외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올해에는 한국 아티스트 중에 바밍 타이거를 메가포트 페스티벌에 세웠고, 세이수미를  배가본드 페스티벌에 초청했습니다.

“대만 사람들은 외국 문화에 개방적이면서
동시에 지역에서 살아온 민족의 독특한 정체성을
보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경향은 대만의 음악 시장에 주변 국가들과는
차별되는 감성을 이끌어냈고요.”

ㅡ 먼저, 자신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차차: 저는 ‘차차’라고 합니다. 음악 업계에서 일한 지는 15년이 넘었고요,  2018년에 영팀 프로덕션(Young Team Productions)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대만 내 해외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ㅡ 이 일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학교에 다닐 때 돈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18살 때부터 공연장에서 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 공연을 더 많이 볼 수 있으니까요.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기획자, 프로젝트 매니저 등의 직위를 맡게 됐고 페스티벌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차차 첸 (영팀 프로덕션 제공)

ㅡ 대만 음악계에 몸 담은지 시간이 꽤 흘렀고, 아시는 것도 많을 것 같습니다. 대만의 음악신에 관해 좀 소개해 주시겠어요?  어떤 페스티벌에 주목해야 하는지,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로 사용하는지 등등이요.

대만은 여전히 주류 시장과 인디 시장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그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어요.  스트리밍 서비스 중에서는 Spotify가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많은 대만 인디 아티스트들은 StreetVoice에 음악을 올립니다.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면 KKBOX가 제일 좋고요. 

라이브신으로 보자면, 대만에도 페스티벌들이 많은데요. 가장 유명하고 규모가 큰 페스티벌 중의 하나인 메가포트 페스티벌은 몇 년 전부터는 표가 1분만에 매진됩니다. 올해로 5주년이 되는 배가본드 페스티벌은 젊은 세대가 제일 좋아하는 페스티벌로 일본, 한국, 싱가포르, 호주, 태국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아티스트를 초청하죠. 물론 티켓은 매진됐고요. 이 외에도 쇼케이스 형식의 페스티벌인 러크페스트(LUCfest)도 있습니다. 

 

ㅡ 제가 대만 음악 시장을 보면서 받은 인상은 생태계가 꽤 탄탄해 보인다는 거였어요. 메이저와 인디를 막론하고. 대만이라는 국가 자체는 작지만,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까지 중화권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입지를 가지고 있죠. 특히 중국 본토에서 아티스트 뿐만 아니라 음악 기업이나 전문가들까지도 크게 성공하는 사례에 관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만 사람들은 외국 문화에 개방적이면서 동시에 지역에서 살아온 민족의 독특한 정체성을 보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경향은 대만의 음악 시장에 주변 국가들과는 차별되는 감성을 이끌어냈고요. 말씀하신대로 규모가 큰 시장은 아니지만, 선두주자로서의 역할은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음악 전문가들이 음악 산업의 모든 측면이 지속적으로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함께 이끌기 때문이죠.  이런 환경 속에서 대만의 아티스트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왔고요. 최근 몇 년 동안 국제적으로 아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대만의 아티스트는 해외진출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맞습니다. 올해 코첼라 무대에 섰던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처럼 말이죠.

 

ㅡ 한국의 상황을 보면, 인디나 장르 음악은 예전에 비해 점점 많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인디  음악 산업 생태계 자체는 취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만의 인디 뮤지션은 어떤가요? 자본이나 인맥이 크게 없이 어떻게 음악을 알리는지?

대만에는 음악 페스티벌도 있고, 인디나 장르 음악을 다루는 에이전시와 레이블이 여럿 있습니다. 아티스트가 직접 회사를 차리기도 하고요. 앞서 말한 것처럼 대만 사람들은 원래부터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일단 좋은 작품을 만들기만 하면 대중에게 발견되지 않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습니다.

 

ㅡ 대만 인디 아티스트와는 어떻게 일하시며,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저는 보통 내한공연을 주로 추진하기 때문에 해외 아티스트나 에이전시와 일할 기회가 많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들을 대만 아티스트와 공유해서 해외진출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요. 대만 아티스트의 가능성에 대해서 묻는 다면, 아무래도 아시아 지역에서 대만 아티스트는 쉽게 드러나는 편인 거 같아요. 그게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대만 사람들은 외국 문화에 개방적이면서
동시에 지역에서 살아온 민족의 독특한 정체성을
보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런 경향은 대만의 음악 시장에 주변 국가들과는
차별되는 감성을 이끌어냈고요.”

대만, 그리고 라이브 음악 산업

SXSW 내 타이완 비츠 쇼케이스 (출처: 영팀 프로덕션 페이스북)

타이완섬 너머, 해외 시장 이야기

“만약 한국 아티스트가 대만에서
인지도를 높이길 원한다면
아무래도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지름길이 아닐까 싶어요.”

ㅡ 해외 아티스트의 단독공연도 만들고 페스티벌에 아티스트를 섭외한다고 했는데, 아티스트는 어떻게 선정하나요?

내한 공연을 만들 때엔, 당연히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티스트부터 생각합니다. 영 팀 프로덕션에서 선보이는 아티스트는 저의 취향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반면, 페스티벌 섭외를 담당할 땐 좀 다릅니다. 여러 조건들과 변수를 살펴봐야 하는 거죠. 페스티벌의 주제나 예술적 스타일, 예산 부분, 장르의 밸런스 등등이요. 내한 공연을 만들 때와는 상당히 다른 작업이에요. 한편, 음악 페스티벌은 아티스트에게 해당 국가의 팬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바밍 타이거는 메가포트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후 정말 뜨거운 반응을 얻었거든요.

 

ㅡ 저에게 대만은 Kpop, 그러니까 한류가 가장 처음으로 나타난 나라라는 거예요. 90년대 클론이 대만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그때 일어났던 일이 지금 Kpop 현상의 시발점이 되었던 거잖아요. 이후 시간이 흘러 Kpop은 전 세계에서 무시 못할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인디 음악은 아직 가려져 있는 거 같아요. 대만에도 한국 인디 뮤지션의 팬이 있나요? 어떻게 하면 한국 뮤지션들이 대만신에 더 소개될 수 있을지, 조언 한 번 부탁드려요.

대만에서 한국 인디도 인기가 많습니다! 혁오, 새소년, 세이수미, 아도이, 잔나비 같은 아티스트들은 여기에서도 상당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죠. 만약 한국 아티스트가 대만에서 인지도를 높이길 원한다면 아무래도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지름길이 아닐까 싶어요. 여기에 더불어 대만 현지의 전문가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입지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영팀 프로덕션 제공

ㅡ 차차 님은 단독 공연이나 페스티벌 섭외만 하는 게 아니라, 대만 아티스트를 해외로 진출시키는 일에도 관련되어 있죠. 대만 정부가 지원하는 쇼케이스인 ‘타이완 비츠(Taiwan Beats)’ 같은 프로그램을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 소개할 때 함께 일을 하기도 하고요. 자국 아티스트를 해외로 보내는 일을 함께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공연을 만드는 기획자는 다소 바이어(buyer)의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타이완 비츠 쇼케이스를 만드는 프리젠터의 역할은 하던 일과 정반대의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대만 아티스트를 해외에 마케팅해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으니까요. 이런 경험들은 프로모터로서의 저에게도 다각도의 관점을 가르쳐주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ㅡ 마지막 질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아시아 시장은 이제 서로 제대로 연결되기 시작했다고 보는데요, 앞으로 더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아시아 시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아시아의 음악 시장은 놀랍게 성장하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비 아시아권 아티스트들이 아시아로 진출하는 사례도 무척 늘었고, 아시아 아티스트들이 비아시아권 무대로 진출하는 경우도 매우 많죠. 따라서 아시아 각국의 음악 산업이 서로 교류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놀라운 결과가 나타나리라 믿습니다.

작지만 단단한 대만의 공연 기획 이야기

아시아 인디 신에서 대만은 핫하다.

80년대부터 중화권에서 단단하게 다져온 대만 가요 시장에는 거대 플레이어들도 있지만

작은 규모로 안정된 사업을 꾸려나가는 주체들도 많다.

한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선셋 롤러코스터(Sunset Rollercoaster)나

노파티포차오동(No Party For Cao Dong)처럼 아티스트가 스스로 온전히 꾸려나가는 팀이

성공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작은 섬에는 음악을 만드는 창작자뿐만 아니라

기획하고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

이번 글에서는 대만에서 해외 뮤지션의 단독 공연을 주로 기획하는

공연기획사 영팀 프로덕션(Young Team Productions)의 대표를 만나

대만의 인디신에 관해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Interview | 이수정,  Edit | 이수정 

공연 프로모터 차차 첸 Cha Cha Chen

(Young Team Produ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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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산업에서 동등한 시민으로

안착하기 위한 태도

HAEPA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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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지휘하며 자유롭게 음악하기

CIFIKA

이수정  cecilia@alpsinc.kr

(주)알프스 기획이사. DMZ피스트레인뮤직페스티벌에서 기획, 프로그래밍, 해외 업무를 담당한다.

ㅡ 영팀 프로덕션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1년에 보통 몇 개의 공연을 기획하시는지, 어떤 아티스트와 함께 일하는지 등등이요.

대만에서 활동하는 프로모터(공연 기획자)들은 각자 전문 분야가 있습니다. 서양 아티스트를 주로 초청하는 프로모터, 일본이나 한국 아티스트를 주로 초청하는 프로모터 등이죠. 영팀 프로덕션은 좀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데 국가에 관계 없이 초청하고 공연을 기획합니다. 지금까지 내한공연했던 팀으로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 욜라텡고(Yo La Tengo), 포스터 더 피플(Foster the People), 라이드(Ride), 올라퍼 아널즈(Ólafur Arnalds), 호세 곤살레스(José González), 토(toe), 더 핀(The fin), 새소년, 바밍타이거(Balming Tiger) 등등이 있고요. 국적에 기반하는 게 아닌, 우리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초청하고 이를 통해 관객들이 진실하고도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의 목적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1년에 12~16개의 내한 공연을 열었네요.

ㅡ 내한 공연 외에도 하시는 일이 있다고 들었어요.

공연 프로모터로 활동하는 것 외에도,  2021에서 2023까지 미국 SXSW에서 대만 공식 쇼케이스인 ‘타이완 비츠 쇼케이스(Taiwan Beats Showcase)의 프레젠터로 활동하며 대만 아티스트를 해외에 홍보했습니다. 또한 메가포트(Megaport)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로서 2022년과 2023년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배가본드(Vagabond) 페스티벌, 파이어볼(Fireball) 페스티벌 등 대만의 다른 음악 페스티벌에 해외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올해에는 한국 아티스트 중에 바밍 타이거를 메가포트 페스티벌에 세웠고, 세이수미를  배가본드 페스티벌에 초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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