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FESTFEED 세션 1

2025 FESTFEED의 첫 세션은 음악 공연의 사회적 가치에 주목한다. 정치적 분열과 자본의 양극화 속에서 음악 공연과 페스티벌은 어떻게 음악의 사회적 가치를 지킬 수 있을까?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 쇼케이스 플랫폼 악세안(AXEAN)과 대만의 공연 이야기를 통해 음악과 공연의 사회적 파급력을 탐색한다.


[패널]


David Show 

(싱가포르, 악세안(AXEAN) 페스티벌 공동 디렉터)


Orbis Fu

(대만, 공연기획사 ULC 프로모터)


Moderator | 맹주희 (인디스모먼트), Edit | 임기원 · 이수정

음악 공연의 사회적 영향: Live Music for Better Lives

ⒸALPS
ⒸALPS

NEXT

FESTFEED 세션 2

ISSUE6 03.INSIGHT

PRE

2025 라이브 신 연말 결산

ISSUE6 01.INSIGHT

이수정 cecilia@alpsinc.kr

(주)알프스 기획이사. DMZ피스트레인뮤직페스티벌에서 기획, 프로그래밍, 해외 업무를 담당한다.

ㅡ 먼저 오늘 함께해 주신 두 분의 패널을 소개합니다. 데이비드님은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아티스트가 한데 모여 서로의 음악을 쇼케이스하고 교류하는 플랫폼을 꾸준히 만들어 오셨고, 오비스님은 대만 음악 시장에서 신인을 발굴하고 무대 기회를 확장하며 생태계를 키워 오신 분입니다. 두 분의 현장 경험은 ‘무대’가 곧 ‘변화의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두 분께 여쭙겠습니다. 이러한 활동과 프로젝트를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출발점에서 어떤 문제의식과 고민이 있으셨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를 목격하셨는지요?
 

데이비드: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일종의 음악 수출(Music Export)이라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 아티스트들을 국제 무대에 소개하고, 나아가 국제적인 성공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저희 지역에는 애초에 ‘음악 수출(Music Export)’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의 아티스트들이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고 어려움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한국이나 대만처럼 이런 역할을 해주는 기관이 있는 곳도 있지만,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는 그와 같은 구조나 플랫폼이 거의 없었죠.


저는 지금까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음악 신에서 국제적인 성공 사례가 뚜렷하게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첫 번째 케이스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죠. 그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 위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비스: 저는 예전부터 인디 문화나 영화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포럼 등을 서포트해 왔습니다. 언더그라운드 음악 문화를 지원하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고, 또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됐죠.


처음에는 그냥 단순히 친구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20년 동안 라이브 하우스를 운영했는데, 그러다보니 어느새 전문적인 지식도 쌓이고 이 신에 대한 믿음도 깊어졌습니다. 사실 돈이 되는 일은 아니어서 주변으로부터 “아직도 왜 그 신에 남아 있냐”는 얘기도 듣지만, 저는 여전히 이 곳에 남아 있고 싶어요. 왜냐하면 이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연결이 매우 즐겁고, 젊은 친구들과 함께 뭔가를 만들어 간다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회사를 운영하며 조금 더 유연하게 상황을 대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핵심 사업은 콘서트나 페스티벌 제작인데요, 사실 대만에는 그런 이벤트가 이미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새로운 것, 그리고 사람들이 쉽게 주목하지 않는 아티스트들을 발굴하려고 노력합니다. 타이베이를 방문하는 해외 음악 산업 관계자들이 로컬 뮤직 신 전체를 다 알 수는 없으니까, 저희가 그 로컬 뮤지션들을 최대한 소개하고 연결하는 데 힘을 쓰고 있습니다. 




ⒸALPS
ⒸALPS



ㅡ 아시아에서 활동하다 보면 사회적 분위기나 정치적 상황이 매우 다양하고, 제도나 산업의 구조적인 현실과 부딪히는 일도 많을 것 같은데요. 두 분이 활동하시는 지역에서 현재 어떤 상황들이 있는지, 또 이러한 사회적·정치적 환경 때문에 변화나 어려움을 겪으신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극복해 오셨는지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데이비드: 저는 두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사례는 2022년 악세안 페스티벌 때입니다. 대만 밴드를 쇼케이스에 초청했는데, 대만과 중국 간의 이슈 때문에 현장이 굉장히 예민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이 아닌 “대만에서 온 밴드다”라는 점을 강조해서 소개했는데요, 공연이 끝난 일요일 밤 10시에 외무부에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우리나라의 일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 간의 일들도 제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그러면서 ‘국가’를 언급하기보다 ‘타이베이에서 온 밴드’처럼 유연하게 표현하는 트릭도 배우게 됐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인도네시아 펑크 밴드 ‘수카타니(Sukatani)’ 사례입니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같은 국가에서는 경찰의 부패와 정부의 비리가 비일비재합니다. 저희도 악세안 페스티벌을 꾸리는 과정에서 경찰에 어쩔 수 없이 돈을 줘야 하는 그런 환경이죠. 그런데 이 수카타니가 현지 경찰의 부패를 비판하는 노래를 만든 거예요. 그러다 2025년 초에 경찰이 이들의 활동을 금지시켰고 음원 플랫폼에서도 노래가 사라졌는데 이 사건에 오히려 엄청난 바이럴을 일으켰습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이게 바로 우리가 다뤄야 할 문제”라며 큰 지지를 보내준 거예요.


이처럼 음악 공연 현장에서도 정치적·문화적으로 예민한 순간들이 종종 발생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지지해 주는 분들도 많기에, 늘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며 그 과정에서 많이 배웁니다. 


오비스: 2000년대가 생각나는데요. 그때는 밴드들이 정치적·사회적 이슈를 음악으로 직접 다루며 큰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여성 문제, 환경 문제 등 사회 전반을 터치했죠. 하지만 지금은 신의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보다 침착하고 독립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나 제 동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왜 이 일을 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계속해서 고민합니다. 대만은 비교적 자유로운 나라라 직접적인 로비나 비리가 있지는 않고, 대신 제도와 규정을 바꾸는 방식으로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중국 아티스트가 대만에 올 수 없었는데, 다양한 노력을 통해 15년 전부터는 합법적으로 공연이 가능해졌습니다.


물론 어려움도 많지만, 2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전히 희망을 가지고 이 일을 합니다.

 



악세안 페스티벌 공연 장면 (출처: AXEAN Festival)
악세안 페스티벌 공연 장면 (출처: AXEAN Festival)


ㅡ 두 분이 활동하시는 과정에서 사회적·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기보다 오히려 영향을 끼치려는 시도를 해오셨다고 이해가 됩니다, 그 과정에서 경험하신 작은 변화나 사회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오비스: 저는 음악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굉장히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직접적으로는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방식이 있죠. 예를 들어, 15년 전 한 음악 페스티벌에서 최초로 LGBTQ 퍼레이드를 진행하며 동성결혼 법안을 다룬 적도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이나 NGO를 지원하거나, 선거 캠페인을 후원하고 티셔츠 같은 굿즈를 직접 제작해 캠페인을 돕는 활동도 있지요.


간접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페스티벌을 운영하면서 화장실 휴지나 어메니티에 사회적 캠페인 로고를 넣어 배포하기도 하고, 아티스트와 협업해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노래를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곡이 바이럴 되면서 지금까지도 로열티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고요. 또 다른 예로는, 페스티벌 안에 NGO 빌리지를 조성해 그들의 활동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직접 티셔츠나 토트백 같은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고, 그 수익을 NGO에 돌려주는 거죠.


이처럼 우리가 가진 자원과 리소스를 활용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이런 활동들을 이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강한 자기효능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2022년 아세안 페스티벌에서의 경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보통 이 페스티벌은 동남아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에 집중하는데, 우연히 인도 전통 악기를 기반으로 한 로컬 밴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는 인도 아티스트를 초청한 적이 한 번도 없었죠.하지만, 네다섯 달 동안 꾸준히 설득해 무대에 올렸고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그 무대를 지켜본 후지 록 페스티벌 담당자가 이 밴드를 일본으로 초청해 실제 섭외로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해 더 국제적인 무대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은 제가 하고 있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또 하나 늘 고민하는 부분은 플랫폼의 메시지입니다. 예를 들어, DMZ 피스트레인은 이름에서부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합니다. 반면, 악세안 페스티벌은 아티스트들을 어떻게 해외 무대로 내보낼지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그 안에서 어떤 메시지를 함께 전할 수 있을지 항상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현재 준비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는 인도네시아 밴드들에 관한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의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로컬 무대에서만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해외 쇼케이스에 설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세안 페스티벌을 통해 이들을 발굴하고, 더 넓은 국제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ALPS
ⒸALPS



ㅡ 앞으로 두 분은 미래에 어떤 것들을 상상하고, 또 어떤 장르를 만들어가고 싶으신지 짧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데이비드: 처음에는 농담처럼 “미래에는 핵 전쟁이 있을 수도 있고, 또 AI가 곧 우리를 잠식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음악 안에 인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무언가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결국 음악은 그 특별하고 소중한 인간적인 본질을 계속 지켜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틱톡 같은 데서 뮤지션이 동물을 대상으로 연주해 주는 짧은 영상만 봐도, 음악에는 여전히 인간적인 따뜻함과 교감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저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음악의 미래를 상상합니다.


오비스: 저 역시 AI가 앞으로 굉장히 큰 이슈가 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가까운 미래에는 큰 기업이나 정부가 AI를 통해 사회를 완전히 통제하거나 조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봤습니다. 사람들은 분명 이런 구조와 힘의 변화에 대응해 나가겠죠.


AI가 많은 걸 바꾸고 있고 때로는 두렵기도 하지만, 저희에게는 여전히 음악이 있습니다. 음악을 다루는 페스티벌이나 이벤트는 언제나 사람들을 이어왔고, 앞으로도 우리가 독립적인 존재로서 서로 연결되고 연대를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장치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FESTFEED 세션 1

음악 공연의 사회적 영향: Live Music for Better Lives

ⒸALPS
ⒸALPS

2025 FESTFEED의 첫 세션은 음악 공연의 사회적 가치에 주목한다.

정치적 분열과 자본의 양극화 속에서 음악 공연과 페스티벌은

어떻게 음악의 사회적 가치를 지킬 수 있을까?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 쇼케이스 플랫폼 악세안(AXEAN)과

대만의 공연 이야기를 통해 음악과 공연의 사회적 파급력을 탐색한다.



[패널]

David Show (싱가포르, 악세안(AXEAN) 페스티벌 공동 디렉터)

Orbis Fu (대만, 공연기획사 ULC 프로모터)

Moderator | 맹주희 (인디스모먼트), Edit | 임기원 · 이수정

NEXT

FESTFEED 세션 2

ISSUE6 03.INSIGHT

PRE

ISSUE6 01.INSIGHT

2025 라이브 신 연말 결산

이수정 cecilia@alpsinc.kr

(주)알프스 기획이사. DMZ피스트레인뮤직페스티벌에서 기획, 프로그래밍, 해외 업무를 담당한다.

ㅡ 먼저 오늘 함께해 주신 두 분의 패널을 소개합니다. 데이비드님은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아티스트가 한데 모여 서로의 음악을 쇼케이스하고 교류하는 플랫폼을 꾸준히 만들어 오셨고, 오비스님은 대만 음악 시장에서 신인을 발굴하고 무대 기회를 확장하며 생태계를 키워 오신 분입니다. 두 분의 현장 경험은 ‘무대’가 곧 ‘변화의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요, 두 분께 여쭙겠습니다. 이러한 활동과 프로젝트를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출발점에서 어떤 문제의식과 고민이 있으셨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를 목격하셨는지요?
 

데이비드: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일종의 음악 수출(Music Export)이라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 아티스트들을 국제 무대에 소개하고, 나아가 국제적인 성공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저희 지역에는 애초에 ‘음악 수출(Music Export)’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의 아티스트들이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고 어려움도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한국이나 대만처럼 이런 역할을 해주는 기관이 있는 곳도 있지만,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는 그와 같은 구조나 플랫폼이 거의 없었죠.


저는 지금까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음악 신에서 국제적인 성공 사례가 뚜렷하게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첫 번째 케이스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죠. 그 가능성을 연구하고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 위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비스: 저는 예전부터 인디 문화나 영화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포럼 등을 서포트해 왔습니다. 언더그라운드 음악 문화를 지원하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고, 또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됐죠.


처음에는 그냥 단순히 친구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20년 동안 라이브 하우스를 운영했는데, 그러다보니 어느새 전문적인 지식도 쌓이고 이 신에 대한 믿음도 깊어졌습니다. 사실 돈이 되는 일은 아니어서 주변으로부터 “아직도 왜 그 신에 남아 있냐”는 얘기도 듣지만, 저는 여전히 이 곳에 남아 있고 싶어요. 왜냐하면 이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연결이 매우 즐겁고, 젊은 친구들과 함께 뭔가를 만들어 간다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회사를 운영하며 조금 더 유연하게 상황을 대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핵심 사업은 콘서트나 페스티벌 제작인데요, 사실 대만에는 그런 이벤트가 이미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새로운 것, 그리고 사람들이 쉽게 주목하지 않는 아티스트들을 발굴하려고 노력합니다. 타이베이를 방문하는 해외 음악 산업 관계자들이 로컬 뮤직 신 전체를 다 알 수는 없으니까, 저희가 그 로컬 뮤지션들을 최대한 소개하고 연결하는 데 힘을 쓰고 있습니다. 





ⒸALPS
ⒸALPS




ㅡ 아시아에서 활동하다 보면 사회적 분위기나 정치적 상황이 매우 다양하고, 제도나 산업의 구조적인 현실과 부딪히는 일도 많을 것 같은데요. 두 분이 활동하시는 지역에서 현재 어떤 상황들이 있는지, 또 이러한 사회적·정치적 환경 때문에 변화나 어려움을 겪으신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극복해 오셨는지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데이비드: 저는 두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사례는 2022년 악세안 페스티벌 때입니다. 대만 밴드를 쇼케이스에 초청했는데, 대만과 중국 간의 이슈 때문에 현장이 굉장히 예민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이 아닌 “대만에서 온 밴드다”라는 점을 강조해서 소개했는데요, 공연이 끝난 일요일 밤 10시에 외무부에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우리나라의 일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 간의 일들도 제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그러면서 ‘국가’를 언급하기보다 ‘타이베이에서 온 밴드’처럼 유연하게 표현하는 트릭도 배우게 됐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인도네시아 펑크 밴드 ‘수카타니(Sukatani)’ 사례입니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같은 국가에서는 경찰의 부패와 정부의 비리가 비일비재합니다. 저희도 악세안 페스티벌을 꾸리는 과정에서 경찰에 어쩔 수 없이 돈을 줘야 하는 그런 환경이죠. 그런데 이 수카타니가 현지 경찰의 부패를 비판하는 노래를 만든 거예요. 그러다 2025년 초에 경찰이 이들의 활동을 금지시켰고 음원 플랫폼에서도 노래가 사라졌는데 이 사건에 오히려 엄청난 바이럴을 일으켰습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이게 바로 우리가 다뤄야 할 문제”라며 큰 지지를 보내준 거예요.


이처럼 음악 공연 현장에서도 정치적·문화적으로 예민한 순간들이 종종 발생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지지해 주는 분들도 많기에, 늘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며 그 과정에서 많이 배웁니다. 



오비스: 2000년대가 생각나는데요. 그때는 밴드들이 정치적·사회적 이슈를 음악으로 직접 다루며 큰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여성 문제, 환경 문제 등 사회 전반을 터치했죠. 하지만 지금은 신의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보다 침착하고 독립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나 제 동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왜 이 일을 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계속해서 고민합니다. 대만은 비교적 자유로운 나라라 직접적인 로비나 비리가 있지는 않고, 대신 제도와 규정을 바꾸는 방식으로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중국 아티스트가 대만에 올 수 없었는데, 다양한 노력을 통해 15년 전부터는 합법적으로 공연이 가능해졌습니다.


물론 어려움도 많지만, 2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전히 희망을 가지고 이 일을 합니다.

 




악세안 페스티벌 공연 장면 (출처: AXEAN Festival)
악세안 페스티벌 공연 장면 (출처: AXEAN Festival)



ㅡ 두 분이 활동하시는 과정에서 사회적·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기보다 오히려 영향을 끼치려는 시도를 해오셨다고 이해가 됩니다, 그 과정에서 경험하신 작은 변화나 사회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오비스: 저는 음악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굉장히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직접적으로는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방식이 있죠. 예를 들어, 15년 전 한 음악 페스티벌에서 최초로 LGBTQ 퍼레이드를 진행하며 동성결혼 법안을 다룬 적도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이나 NGO를 지원하거나, 선거 캠페인을 후원하고 티셔츠 같은 굿즈를 직접 제작해 캠페인을 돕는 활동도 있지요.


간접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페스티벌을 운영하면서 화장실 휴지나 어메니티에 사회적 캠페인 로고를 넣어 배포하기도 하고, 아티스트와 협업해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노래를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곡이 바이럴 되면서 지금까지도 로열티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고요. 또 다른 예로는, 페스티벌 안에 NGO 빌리지를 조성해 그들의 활동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직접 티셔츠나 토트백 같은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고, 그 수익을 NGO에 돌려주는 거죠.


이처럼 우리가 가진 자원과 리소스를 활용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이런 활동들을 이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강한 자기효능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2022년 아세안 페스티벌에서의 경험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보통 이 페스티벌은 동남아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에 집중하는데, 우연히 인도 전통 악기를 기반으로 한 로컬 밴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는 인도 아티스트를 초청한 적이 한 번도 없었죠.하지만, 네다섯 달 동안 꾸준히 설득해 무대에 올렸고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그 무대를 지켜본 후지 록 페스티벌 담당자가 이 밴드를 일본으로 초청해 실제 섭외로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해 더 국제적인 무대로 나아가도록 돕는 것은 제가 하고 있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또 하나 늘 고민하는 부분은 플랫폼의 메시지입니다. 예를 들어, DMZ 피스트레인은 이름에서부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합니다. 반면, 악세안 페스티벌은 아티스트들을 어떻게 해외 무대로 내보낼지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그 안에서 어떤 메시지를 함께 전할 수 있을지 항상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현재 준비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는 인도네시아 밴드들에 관한 것입니다.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의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로컬 무대에서만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해외 쇼케이스에 설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세안 페스티벌을 통해 이들을 발굴하고, 더 넓은 국제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ALPS
ⒸALPS




ㅡ 앞으로 두 분은 미래에 어떤 것들을 상상하고, 또 어떤 장르를 만들어가고 싶으신지 짧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데이비드: 처음에는 농담처럼 “미래에는 핵 전쟁이 있을 수도 있고, 또 AI가 곧 우리를 잠식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음악 안에 인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무언가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결국 음악은 그 특별하고 소중한 인간적인 본질을 계속 지켜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틱톡 같은 데서 뮤지션이 동물을 대상으로 연주해 주는 짧은 영상만 봐도, 음악에는 여전히 인간적인 따뜻함과 교감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저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음악의 미래를 상상합니다.



오비스: 저 역시 AI가 앞으로 굉장히 큰 이슈가 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가까운 미래에는 큰 기업이나 정부가 AI를 통해 사회를 완전히 통제하거나 조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봤습니다. 사람들은 분명 이런 구조와 힘의 변화에 대응해 나가겠죠.


AI가 많은 걸 바꾸고 있고 때로는 두렵기도 하지만, 저희에게는 여전히 음악이 있습니다. 음악을 다루는 페스티벌이나 이벤트는 언제나 사람들을 이어왔고, 앞으로도 우리가 독립적인 존재로서 서로 연결되고 연대를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장치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INSIGHT

ISSUE 06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