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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페스티벌 트렌드

[FESTFEED]의 첫번째 세션은 아시아 페스티벌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형 페스티벌이 아닌 중소형 페스티벌은 어떠한 흐름 속에 있는지, 각국의 사정은 어떻게 다른지 대만과 일본, 태국의 관계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눠본다.


패널: Weining (대만, 9kicks 대표/LUCfest 페스티벌) / Top(태국, Mahorasop 페스티벌) / Yuta(일본, one music camp & arifuji weekenders 페스티벌)

Moderator | 키치킴 , Edit | 김해인

FESTFEED 세션 1


NEXT

라인업 큐레이션과 딜레마

ISSUE5 03.INSIGHT

PRE

2024 아시아 페스티벌의 지형

FESTFEED

ISSUE5 01.INTRO

김해인 haein@alpsinc.kr

(주)알프스와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 컨텐츠 기획과 홍보, 마케팅을 담당한다.

— 아시아 인디씬이 세계의 스탠다드로 진입하는 흐름이 목격되고 있어요. 선셋 롤러코스터와 혁오는 새로운 전성기를 마주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웨이브투어스, 실리카겔과 같은 인디아티스트들은 한국 너머의 씬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아시아 뮤지션들이 세를 넓혀갈동안 아시아 각국의 기획자들은 열심히 그들의 활동을 돕고 계신데요. 페스티벌을 해온 세분에게 공통으로 여쭙고 싶습니다. 왜 만드신 페스티벌이 그 페스티벌이어야만 했을까요. 페스티벌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상황들과 그당시 마주하셨던 생각이 궁금합니다. 



Top: Mahorasop은 2018년에 시작했어요. 시작한 이유는 단순해요. 아시아의 다른 곳에서는 쿨한 페스티벌이 많아서 부러웠거든요. 당시 태국엔 우리 기준에서 멋진 페스티벌이 없었어요. 2017년에 많은 해외 아티스트들이 단독공연을 위해 매주 태국에 오기시작한 흐름이 있었고, 이를 통해 태국이 어느정도 해외 아티스트에 대한 수요가 있는 시장인 것을 파악할 수 있었죠. 해외 라인업과 국내 라인업이 공존하는 페스티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사람이 다른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굳이 해외로 여행을 가지 않아도 태국에도 이런 페스티벌이 있다고요.



Yuta: One music camp는 2010년에 시작했으니 15년째 하고 있는 셈입니다. 비록 지금은 매년 400개가 넘는 음악 페스티벌이 있고, 지금은 페스티벌이 일본 음악시장의 트렌드가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일본에 페스티벌이 별로 없었어요. 


우리가 시작한 이유도 단순했는데, 제가 후지록이 너무 좋아서 후지록과 비슷한 걸 나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무작정 장소를 찾아 시작했어요. 하지만 지금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니, 우리만의 색이 보이는 거 같아요. 일단 원뮤직캠프는 엄청 시골에서 열리거든요. 시골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하고 있고 우리가 여기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Weining: 2017년에 LUCfest라는 쇼케이스 페스티벌을 만들어 작년까지 운영했었요. 이제 잠시 중단했지만요. 일단 전 우리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본성에 조직하고자 하는 성격이 크게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을 모으고 영감을 얻는 일을 하고 싶었죠. 컨퍼런스 파트에서는 매년 3일간 20개가 넘는 컨퍼런스 세션을 기획했고 전세계의 50명이 넘는 델리게이트를 초대했어요. 7년 간 꾸준히 아시아와 세계 전역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전문가들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형성됐어요. 큰 결실이죠. 그다음 쇼케이스 파트에서는 아시아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싶었어요. 2017년만 해도 아시아의 스타라고 부를 수 있는 대표적인 뮤지션이 없었어요. 물론 여전히 kpop에 집중되어있기는 하지만, 그당시 저의 꿈은 LUCfest를 통해 뮤지션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그리고 아시아를 넘어서 투어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는 거였어요. 







— 이번에는 지역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아리후지 같은 경우 효고 아리마후지 공원에서 개최됩니다. 노후되고 관광객이 찾지 않는 곳을 개발해 지역과 시민과 결합되어 만든 커뮤니티 빌딩의 성공사례라고 들었습니다. LUCfest의 경우는 대만의 역사가 잘 녹아들어있는 타이난에서 열립니다. 중소형의 대안적인 페스티벌을 하시면서 왜 그 지역에서 하게됐는지, 지자체와의 협력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Yuta: Arifuji Weekenders는 작년에 시작했어요. 7년 전에 산다시를 접촉하기 시작했는데, 아리마후지 공원은 효고와 산다시 관할이어서 지자체와의 협의가 필수였죠. 먼저 시작한 원뮤직캠프도 효고의 산다시에서 열려요. 하지만 원뮤직캠프는 매우 작아서 최대 1,500명만 수용이 가능해요. 어느 시점이 되자 우리는 스케일업을 하고 싶었고, 그러다 아리마후지 공원을 발견하게 된거예요. 아리후지는 8,000명 까지 수용이 가능하죠. 수용 인원에 따라 새로운 공간을 찾고, 자연스럽게 지자체와 계속 얘기를 나누게 된 경우라고 볼 수 있어요.



Weining: 상점을 열면 장소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하잖아요. 페스티벌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페스티벌은 장소성도 매우 중요할 뿐더러 기획자 입장에서도 매번 새로운 장소를 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처음 셋팅할 때 알맞는 장소를 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LUCfest를 만들 때 왜 타이페이가 아니라 타이난이었냐고 한다면, 타이페이는 다른 아시아의 수도와 거의 비슷한 인상을 가졌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에 비해 타이난은 대만의 음식의 수도이자, 실제 아주 오래전 대만의 수도이기도 했어요. 매우 매력적인 오래된 도시고, 속도가 느리고, 밝아요. 날씨도 아주 좋아 야외 페스티벌을 진행하기 적합한 장소죠. 도시를 타이난으로 정한 후로는 쭉 타이난시와 함께 일해왔어요. 


타이난 시 관할에 있는 공간 중 하나를 스테이지로 사용했는데, 그 무대는 시에서 지원하는 무대였어요. 대관도 무료였고, 10개의 팀이 무대에 섰죠. LUCfest는 쇼케이스 페스티벌이지만 또 지역의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기도 했어요. 또 아무리 작은 페스티벌이라고 해도, 타이난은 도로가 매우 작거든요. 사람이 조금만 모여도 쉽게 교통 체증이 생겨서 사람들이 민원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지자체와의 협업은 필수였어요.



Top: 마호라솝은 현재 방콕의 외곽에서 열려요. 방콕 시내에서 북쪽으로 45분 정도 차를 타면 올 수 있는 거리죠. 코로나 전까지는 방콕 시내에서 했었는데, 최근 소음 관련한 법이 바뀌어서 안타깝지만 장소를 옮겨야 했어요. 좋은 점이 있다면 도심에서 할 때는 바닥이 콘크리트여서 너무 덥고 사람들이 쉬기 어려웠는데요. 지금은 교외라 잔디도 있고, 관객들이 더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 되었어요. 외곽으로 나갔지만 방콕에서 충분히 당일치기도 할 수 있는 거리이고요. 하지만 웨이닝씨가 말한대로, 한번 페스티벌 장소를 정하면 웬만하면 옮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장소를 바꿔야 한다면 악몽이에요. 한번에 잘 정해야 합니다. 







— 세분과 함께 페스티벌의 지역적 측면에 관해 이야기해보았는데요. 이 외 최근 아시아에서 대두되는 페스티벌의 트렌드는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Weining: 우리가 이 질문에 유창하게 답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쯤 모두 돈을 많이 벌지 않았을까요. (웃음) 아직 탐험하고 있는 중이니, 지금 느끼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지금 페스티벌씬에서 있는 확실한 흐름은 페스티벌이 엄청 많이 생기고 있다는 거예요. 대만의 경우 페스티벌 관객도 규모가 커지기는 했어요. 하지만 대만은 인구 자체가 원체 적고, 공급이 너무 많아서 그만큼 관객 수요가 따라잡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많은 페스티벌이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고요. 


또 하나의 트렌드는 더 많은 아시아 아티스트가 월드 투어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현재 부킹 에이전트이자 아티스트의 매니지먼트로도 일을 하고 있어요. 태국의 품 비푸릿의 경우 거의 처음부터 함께 했는데요. 함께 해외 투어를 돌며 조금씩 성장하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요아소비(Yoasobi)나 킹누(King gnu)의 경우를 보면서  일본의 애니메이션 요소를 가진 뮤지션들의 붐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Kpop은 말할 것도 없죠. 스포티파이 아시아 top 50를 보면 kpop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Top: 태국도 마찬가지에요. 코로나 이후 모두가 페스티벌을 하고 싶어 한다고 느껴요. 왜 다들 갑자기 페스티벌을 하는거죠?



Weining: 다른 사람들이 우리만큼 계산을 못하나봐요. (웃음)



Top: 태국은 현재 관객이 그 공급을 전혀 따라잡지 못해요. 이 시장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느낌이고 언젠가 이고 언젠가 터질 거 같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전혀 지속가능하다고 느껴지지 않아요. 최근에는 rolling loud, summersonic과 같은 해외 IP를 가진 페스티벌도 생기고 있고요. 새로 만들어지는 페스티벌은 다 한번씩 다 가보고 있는데, 성장이 쉽지 않다고 느껴져요.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많은 태국 아티스트가 아시아의 다른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7-8년 전에는 거의 볼 수 없던 현상이죠. 이러한 분위기에 일조한 LUCfest와 같은 쇼케이스 페스티벌에 감사해요. 아직도 아시아에서는 쇼케이스 페스티벌이 새로운 것이니까요. 연결성은 분명 큰 장점입니다. 



Yuta: 저도 비슷한데요. 일본에는 원래도 페스티벌이 많았어요. 일본은 가장 큰 문제가 너무 비슷한 컨셉과 라인업을 가진 페스티벌이 많다는 점이에요. 같은 공간에서 비슷하게 선보이는데 타이틀만 다른 페스티벌이 많죠. 굳이 다를 게 없다는 거예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어떻게 하면 우리 페스티벌을 더 독창적으로 만들지 생각하려고 해요. 어떤 것이 우리의 문화인지 잘 고민하고 만들어나가면 생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일본의 페스티벌라이프라는 웹사이트를 본적이 있는데, 관동지방에서만 올해 50개가 넘는 뮤직 페스티벌이 남아있는 걸 보고 페스티벌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요. 어떠한 사명감없이는 대안적인 형태의 페스티벌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분들 중 세분께 마지막 질문을 하실 분이 있으신가요? 



관객: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율도 오르고 코로나 이후 거의 모든 것이 비싸졌는데, 어떻게 페스티벌을 비용효율적으로 운영하려고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Top: 맞습니다. 코로나 이후 모든 게 비싸졌어요. 마호라솝은 매년 킥오프 전, 매출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예측합니다. 티켓수입과 스폰서십에서 오는 수익 규모를 예측하고, 그 안에서 파트별로 예산을 나누죠. 라인업, 프로덕션, 마케팅 등에 할당된 예산이 있고 모든 팀이 무조건 그 안에서 예산을 사용해야 해요. 즉 팀별로 빠듯한 예산 안에서 각자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죠.


라인업을 얘기하자면 요즘은 정말 부킹 에이전시에서 말도 안되는 가격을 부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서구권에서 아티스트를 부킹 하길 원한다면 비슷한 시즌에 아시아의 페스티벌, 공연 프로모터끼리 힘을 합쳐 부킹을 하려고 해요. 그렇게 하면 섭외비를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으니까요. 주말에는 페스티벌을 하니, 주중에 단독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 기획자들을 찾기도 하고요. 유럽은 서로 다 가깝고 기차로도 이동이 가능하지만 아시아는 이동할 때도 모든 게 돈이에요. 우리끼리 더 긴밀히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Weining: 페스티벌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라인업이 전부인 것 같다고 느껴질 때도 많아요. 하지만 사실 우리가 페스티벌을 하는 이유는 라인업 때문만은 아니에요. 분명히 우리는 경험을 만들기 위해 페스티벌을 하죠. 그래서 쉽지 않지만, 다함께 상자 밖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라인업보다 어떤 게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을지, 관객 경험을 어떻게 향상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Top: Wonderfruit 페스티벌이 그런 예라고 할 수 있어요. 거기 가는 사람들은 라인업은 전혀 신경쓰지 않더라고요.



Weining: 맞아요 심지어 wonderfruit은 티켓도 비싸요.



Yuta: 저는 다르게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네요. 현실적으로 라인업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어서요.


Weining: 여러분 그냥 지금 페스티벌을 시작하지 마세요. 이미 충분히 많아요. 다른 걸 하세요. (웃음)







아시아 페스티벌 트렌드

[FESTFEED]의 첫번째 세션은 아시아 페스티벌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형 페스티벌이 아닌 중소형 페스티벌은 어떠한 흐름 속에 있는지, 각국의 사정은 어떻게 다른지 대만과 일본, 태국의 관계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눠본다.


패널: Weining (대만, 9kicks 대표/LUCfest 페스티벌) / Top(태국, Mahorasop 페스티벌) /

Yuta(일본, one music camp & arifuji weekenders 페스티벌)

Moderator | 키치킴 , Edit | 김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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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큐레이션과 딜레마

ISSUE5 03.INSIGHT

PRE

ISSUE5 01.INTRO

2024 아시아 페스티벌의 지형

FESTFEED

김해인 haein@alpsinc.kr

(주)알프스와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 컨텐츠 기획과 홍보, 마케팅을 담당한다.

— 아시아 인디씬이 세계의 스탠다드로 진입하는 흐름이 목격되고 있어요. 선셋 롤러코스터와 혁오는 새로운 전성기를 마주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웨이브투어스, 실리카겔과 같은 인디아티스트들은 한국 너머의 씬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아시아 뮤지션들이 세를 넓혀갈동안 아시아 각국의 기획자들은 열심히 그들의 활동을 돕고 계신데요. 페스티벌을 해온 세분에게 공통으로 여쭙고 싶습니다. 왜 만드신 페스티벌이 그 페스티벌이어야만 했을까요. 페스티벌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상황들과 그당시 마주하셨던 생각이 궁금합니다. 



Top: Mahorasop은 2018년에 시작했어요. 시작한 이유는 단순해요. 아시아의 다른 곳에서는 쿨한 페스티벌이 많아서 부러웠거든요. 당시 태국엔 우리 기준에서 멋진 페스티벌이 없었어요. 2017년에 많은 해외 아티스트들이 단독공연을 위해 매주 태국에 오기시작한 흐름이 있었고, 이를 통해 태국이 어느정도 해외 아티스트에 대한 수요가 있는 시장인 것을 파악할 수 있었죠. 해외 라인업과 국내 라인업이 공존하는 페스티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사람이 다른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굳이 해외로 여행을 가지 않아도 태국에도 이런 페스티벌이 있다고요.



Yuta: One music camp는 2010년에 시작했으니 15년째 하고 있는 셈입니다. 비록 지금은 매년 400개가 넘는 음악 페스티벌이 있고, 지금은 페스티벌이 일본 음악시장의 트렌드가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일본에 페스티벌이 별로 없었어요. 


우리가 시작한 이유도 단순했는데, 제가 후지록이 너무 좋아서 후지록과 비슷한 걸 나도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무작정 장소를 찾아 시작했어요. 하지만 지금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니, 우리만의 색이 보이는 거 같아요. 일단 원뮤직캠프는 엄청 시골에서 열리거든요. 시골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하고 있고 우리가 여기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Weining: 2017년에 LUCfest라는 쇼케이스 페스티벌을 만들어 작년까지 운영했었요. 이제 잠시 중단했지만요. 일단 전 우리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본성에 조직하고자 하는 성격이 크게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을 모으고 영감을 얻는 일을 하고 싶었죠. 컨퍼런스 파트에서는 매년 3일간 20개가 넘는 컨퍼런스 세션을 기획했고 전세계의 50명이 넘는 델리게이트를 초대했어요. 7년 간 꾸준히 아시아와 세계 전역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전문가들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형성됐어요. 큰 결실이죠. 그다음 쇼케이스 파트에서는 아시아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싶었어요. 2017년만 해도 아시아의 스타라고 부를 수 있는 대표적인 뮤지션이 없었어요. 물론 여전히 kpop에 집중되어있기는 하지만, 그당시 저의 꿈은 LUCfest를 통해 뮤지션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그리고 아시아를 넘어서 투어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는 거였어요. 







— 이번에는 지역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아리후지 같은 경우 효고 아리마후지 공원에서 개최됩니다. 노후되고 관광객이 찾지 않는 곳을 개발해 지역과 시민과 결합되어 만든 커뮤니티 빌딩의 성공사례라고 들었습니다. LUCfest의 경우는 대만의 역사가 잘 녹아들어있는 타이난에서 열립니다. 중소형의 대안적인 페스티벌을 하시면서 왜 그 지역에서 하게됐는지, 지자체와의 협력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Yuta: Arifuji Weekenders는 작년에 시작했어요. 7년 전에 산다시를 접촉하기 시작했는데, 아리마후지 공원은 효고와 산다시 관할이어서 지자체와의 협의가 필수였죠. 먼저 시작한 원뮤직캠프도 효고의 산다시에서 열려요. 하지만 원뮤직캠프는 매우 작아서 최대 1,500명만 수용이 가능해요. 어느 시점이 되자 우리는 스케일업을 하고 싶었고, 그러다 아리마후지 공원을 발견하게 된거예요. 아리후지는 8,000명 까지 수용이 가능하죠. 수용 인원에 따라 새로운 공간을 찾고, 자연스럽게 지자체와 계속 얘기를 나누게 된 경우라고 볼 수 있어요.



Weining: 상점을 열면 장소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하잖아요. 페스티벌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페스티벌은 장소성도 매우 중요할 뿐더러 기획자 입장에서도 매번 새로운 장소를 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처음 셋팅할 때 알맞는 장소를 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LUCfest를 만들 때 왜 타이페이가 아니라 타이난이었냐고 한다면, 타이페이는 다른 아시아의 수도와 거의 비슷한 인상을 가졌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에 비해 타이난은 대만의 음식의 수도이자, 실제 아주 오래전 대만의 수도이기도 했어요. 매우 매력적인 오래된 도시고, 속도가 느리고, 밝아요. 날씨도 아주 좋아 야외 페스티벌을 진행하기 적합한 장소죠. 도시를 타이난으로 정한 후로는 쭉 타이난시와 함께 일해왔어요. 


타이난 시 관할에 있는 공간 중 하나를 스테이지로 사용했는데, 그 무대는 시에서 지원하는 무대였어요. 대관도 무료였고, 10개의 팀이 무대에 섰죠. LUCfest는 쇼케이스 페스티벌이지만 또 지역의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기도 했어요. 또 아무리 작은 페스티벌이라고 해도, 타이난은 도로가 매우 작거든요. 사람이 조금만 모여도 쉽게 교통 체증이 생겨서 사람들이 민원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지자체와의 협업은 필수였어요.



Top: 마호라솝은 현재 방콕의 외곽에서 열려요. 방콕 시내에서 북쪽으로 45분 정도 차를 타면 올 수 있는 거리죠. 코로나 전까지는 방콕 시내에서 했었는데, 최근 소음 관련한 법이 바뀌어서 안타깝지만 장소를 옮겨야 했어요. 좋은 점이 있다면 도심에서 할 때는 바닥이 콘크리트여서 너무 덥고 사람들이 쉬기 어려웠는데요. 지금은 교외라 잔디도 있고, 관객들이 더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 되었어요. 외곽으로 나갔지만 방콕에서 충분히 당일치기도 할 수 있는 거리이고요. 하지만 웨이닝씨가 말한대로, 한번 페스티벌 장소를 정하면 웬만하면 옮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장소를 바꿔야 한다면 악몽이에요. 한번에 잘 정해야 합니다. 







— 세분과 함께 페스티벌의 지역적 측면에 관해 이야기해보았는데요. 이 외 최근 아시아에서 대두되는 페스티벌의 트렌드는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Weining: 우리가 이 질문에 유창하게 답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쯤 모두 돈을 많이 벌지 않았을까요. (웃음) 아직 탐험하고 있는 중이니, 지금 느끼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지금 페스티벌씬에서 있는 확실한 흐름은 페스티벌이 엄청 많이 생기고 있다는 거예요. 대만의 경우 페스티벌 관객도 규모가 커지기는 했어요. 하지만 대만은 인구 자체가 원체 적고, 공급이 너무 많아서 그만큼 관객 수요가 따라잡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많은 페스티벌이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고요. 


또 하나의 트렌드는 더 많은 아시아 아티스트가 월드 투어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현재 부킹 에이전트이자 아티스트의 매니지먼트로도 일을 하고 있어요. 태국의 품 비푸릿의 경우 거의 처음부터 함께 했는데요. 함께 해외 투어를 돌며 조금씩 성장하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요아소비(Yoasobi)나 킹누(King gnu)의 경우를 보면서  일본의 애니메이션 요소를 가진 뮤지션들의 붐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Kpop은 말할 것도 없죠. 스포티파이 아시아 top 50를 보면 kpop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Top: 태국도 마찬가지에요. 코로나 이후 모두가 페스티벌을 하고 싶어 한다고 느껴요. 왜 다들 갑자기 페스티벌을 하는거죠?



Weining: 다른 사람들이 우리만큼 계산을 못하나봐요. (웃음)



Top: 태국은 현재 관객이 그 공급을 전혀 따라잡지 못해요. 이 시장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느낌이고 언젠가 이고 언젠가 터질 거 같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전혀 지속가능하다고 느껴지지 않아요. 최근에는 rolling loud, summersonic과 같은 해외 IP를 가진 페스티벌도 생기고 있고요. 새로 만들어지는 페스티벌은 다 한번씩 다 가보고 있는데, 성장이 쉽지 않다고 느껴져요.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많은 태국 아티스트가 아시아의 다른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7-8년 전에는 거의 볼 수 없던 현상이죠. 이러한 분위기에 일조한 LUCfest와 같은 쇼케이스 페스티벌에 감사해요. 아직도 아시아에서는 쇼케이스 페스티벌이 새로운 것이니까요. 연결성은 분명 큰 장점입니다. 



Yuta: 저도 비슷한데요. 일본에는 원래도 페스티벌이 많았어요. 일본은 가장 큰 문제가 너무 비슷한 컨셉과 라인업을 가진 페스티벌이 많다는 점이에요. 같은 공간에서 비슷하게 선보이는데 타이틀만 다른 페스티벌이 많죠. 굳이 다를 게 없다는 거예요.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어떻게 하면 우리 페스티벌을 더 독창적으로 만들지 생각하려고 해요. 어떤 것이 우리의 문화인지 잘 고민하고 만들어나가면 생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일본의 페스티벌라이프라는 웹사이트를 본적이 있는데, 관동지방에서만 올해 50개가 넘는 뮤직 페스티벌이 남아있는 걸 보고 페스티벌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요. 어떠한 사명감없이는 대안적인 형태의 페스티벌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분들 중 세분께 마지막 질문을 하실 분이 있으신가요? 



관객: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율도 오르고 코로나 이후 거의 모든 것이 비싸졌는데, 어떻게 페스티벌을 비용효율적으로 운영하려고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Top: 맞습니다. 코로나 이후 모든 게 비싸졌어요. 마호라솝은 매년 킥오프 전, 매출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예측합니다. 티켓수입과 스폰서십에서 오는 수익 규모를 예측하고, 그 안에서 파트별로 예산을 나누죠. 라인업, 프로덕션, 마케팅 등에 할당된 예산이 있고 모든 팀이 무조건 그 안에서 예산을 사용해야 해요. 즉 팀별로 빠듯한 예산 안에서 각자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죠.


라인업을 얘기하자면 요즘은 정말 부킹 에이전시에서 말도 안되는 가격을 부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서구권에서 아티스트를 부킹 하길 원한다면 비슷한 시즌에 아시아의 페스티벌, 공연 프로모터끼리 힘을 합쳐 부킹을 하려고 해요. 그렇게 하면 섭외비를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으니까요. 주말에는 페스티벌을 하니, 주중에 단독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 기획자들을 찾기도 하고요. 유럽은 서로 다 가깝고 기차로도 이동이 가능하지만 아시아는 이동할 때도 모든 게 돈이에요. 우리끼리 더 긴밀히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Weining: 페스티벌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라인업이 전부인 것 같다고 느껴질 때도 많아요. 하지만 사실 우리가 페스티벌을 하는 이유는 라인업 때문만은 아니에요. 분명히 우리는 경험을 만들기 위해 페스티벌을 하죠. 그래서 쉽지 않지만, 다함께 상자 밖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라인업보다 어떤 게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을지, 관객 경험을 어떻게 향상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Top: Wonderfruit 페스티벌이 그런 예라고 할 수 있어요. 거기 가는 사람들은 라인업은 전혀 신경쓰지 않더라고요.



Weining: 맞아요 심지어 wonderfruit은 티켓도 비싸요.



Yuta: 저는 다르게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네요. 현실적으로 라인업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어서요.


Weining: 여러분 그냥 지금 페스티벌을 시작하지 마세요. 이미 충분히 많아요. 다른 걸 하세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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