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고 떠돌기에
좋은 음악을 발견하게 되는 땅
매년 3월, 필리핀 마닐라 개최되는 원더랜드 뮤직 & 아트 페스티벌(Wanderland Music & Arts Festival)은 특별하다. 아시아에 포진한 록 페스티벌이나 댄스 페스티벌과는 살짝 궤를 달리하며 필리핀 사람들이라면 진정으로 좋아할 법한 멜로디의 풍성한 노래와 악기 소리로 채워진 무대를 주로 소개한다.
공연 무대 뿐만이 아니라 콘셉트와 브랜딩으로도 탁월한 원더랜드의 뒤에는 공연기획사 KARPOS가 있다. AAA의 4호에서는 KARPOS의 대표이자 원더랜드의 수장인 존 우이(John Uy)를 통해 직접 원더랜드의 이야기를 풀어본다.
Article | 존 우이(John Uy), Edit | 이수정
필리핀 Wanderland Music & Arts Festival
원더랜드 페스티벌 @ KARPOS
NEXT
당연하지 않은 걸 당연하게,
수퍼스타 DJ·프로듀서 | 페기 구
ISSUE4 05.ARTIST
PRE
음악과 사람으로 가득 찬
우리만의 세상 | SUMIN
ISSUE4 03.ARTIST
(주)알프스 기획이사. DMZ피스트레인뮤직페스티벌에서 기획, 프로그래밍, 해외 업무를 담당한다.
원더(Wander)와
랜드(Land)가 만나다
세상의 다른 멋진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원더랜드 뮤직 & 아트 페스티벌(Wanderland Music & Arts Festival)은 좋은 음악과 좋은 사람들로 가득한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작됐습니다. 아이디어는 단순했죠. 해외에서 열광하는 음악 페스티벌과 유사한 행사가 필리핀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당시 필리핀의 공연계에 이런 음악 페스티벌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우리가 직접 만들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2013년 원더랜드가 탄생했습니다.
사실은 말이죠, 페스티벌 사업을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리라 생각했죠. KARPOS는 신생 기업이었고 초반에는 어려움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헤드라이너였던 더 템퍼 트랩(The Temper Trap)의 ‘Sweet Disposition’의 첫 소절을 듣는 순간 사랑과 꿈과 자신감을 품은 이 축제가 날 그만두게 하지 못할 거란 자신감이 덮쳤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원더랜드(Wanderland)’라는 축제의 이름이 실현되는 장면을 처음으로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목적지 없이 떠돌아다닌다는 의미의 ‘Wander’를 통해 음악을 발견하는 땅 ‘Land’. 원더(Wander)와 랜드(Land)의 결합으로 사람들이 길을 잃고 돌아다니며 좋은 음악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축제가 되기를 바랐거든요.
원더랜드 페스티벌의 원더러스 @KARPOS
지속가능한
페스티벌의 원동력
2014년, 두 번째 해에 우리에게 닥친 고민은 원더랜드가 다른 음악 페스티벌과 차별화되는 점이 무엇일까 라는 지점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테마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커뮤니티(이젠 원더러스(wanderers)라는 이름이 달렸죠.)로의 참여를 유지하는 방법이었고, 원더랜드를 조직하는 우리가 페스티벌 경험을 개선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하게 해준 원동력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원더랜드 2014년엔 ‘카니발’을 테마로, 2015년엔 ‘캠프’, 2016년 ‘우주’, 2017년 ‘정글’, 2018년 ‘픽셀’, 2019년 ‘마법’, 2023년 ‘스포츠’, 2024년엔 ‘이웃’을 테마로 페스티벌을 기획했습니다.
2014년에는 또, 필리핀 신인 밴드를 대상으로 작은 무대에서 경연을 통해 ‘원더밴드(Wanderband)’롤 뽑았습니다. 원더랜드의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선보일 기회를 얻는 ‘원더배틀(Wanderbattle)’이라는 밴드 배틀이 처음 개최되었죠. 이제는 유명해진 필리핀 밴드인 스페이드 오브 스페이스(Spade of Space), 롤라 아무르 (Lola Amour), 리즈 란상간(Reese Lansangan) 같은 팀들이 원더배틀에 참가한 후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원더랜드 첫 회가 개최된 후 벌써 10여년이 흘렀고 아홉 번의 페스티벌을 개최했습니다. 이제는 피닉스(Phoenix), 잭 존슨(Jack Johnson), 칼리 래 젭슨(Carly Rae Jepsen), 더 쿡스(The Kooks), 투 도어 시네마 클럽(Two Door Cinema Club), 썬더캣(Thundercat) 등 해외의 유명 아티스트도 거쳐가며 우리의 부담은 커졌지만, 좋은 음악과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습니다.
2024년 잭 존슨 (Jack Johnson)의 공연 @KARPOS
단순한 페스티벌 그 이상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원더랜드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경우엔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초반부터 함께 해준 충성스러운 원더러들과 이제 막 우리 페스티벌의 이름을 알게 된 새로운 원더러들에게 항상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더불어 공연장 주변 무료로 물을 제공한다든지, 쓰레기 분리수거 등 지속가능한 환경 속에서 페스티벌을 만드는 방법도 항상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원더랜드는 페스티벌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한국 아티스트를 라인업에 추가하고 있습니다. 마닐라를 강타한 한류 열풍만 보더라도 원더랜드에 한국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건 당연한 일지요. 이미 빈지노, 바밍타이거, 죠지, 아도이, 마마무의 화사, 그리고 보수동쿨러 등 다양한 한국 아티스트가 페스티벌에 참여했고 우리는 이 이름들도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필리핀에 방문할 계획을 하고 있다면, 매년 3월 이틀간 열리는 원더랜드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을 찾아와 주세요. “단순한 음악 페스티벌 그 이상”이라는 모토 아래 필리핀의 소박한 섬처럼 떠 있는 원더랜드의 커뮤니티가 여러분을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습니다.
* 열번째 원더랜드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은 2025년 3월 22일과 23일에 개최됩니다.
원더랜드 페스티벌 @KARPOS
길을 잃고 떠돌기에
좋은 음악을 발견하게 되는 땅
매년 3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원더랜드 뮤직 & 아트 페스티벌(Wanderland Music & Arts Festival)은 특별하다. 아시아에 포진한 록 페스티벌이나 댄스 페스티벌과는 살짝 궤를 달리하며 필리핀 사람들이라면 진정으로 좋아할 법한 멜로디의 풍성한 노래와 악기 소리로 채워진 무대를 주로 소개한다.
공연 무대 뿐만이 아니라 콘셉트와 브랜딩으로도 탁월한 원더랜드의 뒤에는 공연기획사 KARPOS가 있다. AAA의 4호에서는 KARPOS의 대표이자 원더랜드의 수장인 존 우이(John Uy)를 통해 직접 원더랜드의 이야기를 풀어본다.
Article | 존 우이(John Uy), Edit | 이수정
필리핀 Wanderland Music & Arts Festival
원더랜드 페스티벌 @ KAR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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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않은 걸 당연하게,
수퍼스타 DJ·프로듀서 | 페기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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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
ISSUE4 03.ARTIST
음악과 사람으로 가득 찬
우리만의 세상 | SUMIN
(주)알프스 기획이사. DMZ피스트레인뮤직페스티벌에서 기획, 프로그래밍, 해외 업무를 담당한다.
원더(Wander)와
랜드(Land)가 만나다
세상의 다른 멋진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원더랜드 뮤직 & 아트 페스티벌(Wanderland Music & Arts Festival)은 좋은 음악과 좋은 사람들로 가득한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작됐습니다. 아이디어는 단순했죠. 해외에서 열광하는 음악 페스티벌과 유사한 행사가 필리핀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당시 필리핀의 공연계에 이런 음악 페스티벌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우리가 직접 만들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2013년 원더랜드가 탄생했습니다.
사실은 말이죠, 페스티벌 사업을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리라 생각했죠. KARPOS는 신생 기업이었고 초반에는 어려움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헤드라이너였던 더 템퍼 트랩(The Temper Trap)의 ‘Sweet Disposition’의 첫 소절을 듣는 순간 사랑과 꿈과 자신감을 품은 이 축제가 날 그만두게 하지 못할 거란 자신감이 덮쳤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원더랜드(Wanderland)’라는 축제의 이름이 실현되는 장면을 처음으로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목적지 없이 떠돌아다닌다는 의미의 ‘Wander’를 통해 음악을 발견하는 땅 ‘Land’. 원더(Wander)와 랜드(Land)의 결합으로 사람들이 길을 잃고 돌아다니며 좋은 음악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축제가 되기를 바랐거든요.
원더랜드 페스티벌의 원더러스 @KARPOS
지속가능한 페스티벌의 원동력
2014년, 두 번째 해에 우리에게 닥친 고민은 원더랜드가 다른 음악 페스티벌과 차별화되는 점이 무엇일까 라는 지점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테마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커뮤니티(이젠 원더러스(wanderers)라는 이름이 달렸죠.)로의 참여를 유지하는 방법이었고, 원더랜드를 조직하는 우리가 페스티벌 경험을 개선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하게 해준 원동력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원더랜드 2014년엔 ‘카니발’을 테마로, 2015년엔 ‘캠프’, 2016년 ‘우주’, 2017년 ‘정글’, 2018년 ‘픽셀’, 2019년 ‘마법’, 2023년 ‘스포츠’, 2024년엔 ‘이웃’을 테마로 페스티벌을 기획했습니다.
2014년에는 또, 필리핀 신인 밴드를 대상으로 작은 무대에서 경연을 통해 ‘원더밴드(Wanderband)’롤 뽑았습니다. 원더랜드의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선보일 기회를 얻는 ‘원더배틀(Wanderbattle)’이라는 밴드 배틀이 처음 개최되었죠. 이제는 유명해진 필리핀 밴드인 스페이드 오브 스페이스(Spade of Space), 롤라 아무르 (Lola Amour), 리즈 란상간(Reese Lansangan) 같은 팀들이 원더배틀에 참가한 후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원더랜드 첫 회가 개최된 후 벌써 10여년이 흘렀고 아홉 번의 페스티벌을 개최했습니다. 이제는 피닉스(Phoenix), 잭 존슨(Jack Johnson), 칼리 래 젭슨(Carly Rae Jepsen), 더 쿡스(The Kooks), 투 도어 시네마 클럽(Two Door Cinema Club), 썬더캣(Thundercat) 등 해외의 유명 아티스트도 거쳐가며 우리의 부담은 커졌지만, 좋은 음악과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습니다.
2024년 잭 존슨 (Jack Johnson)의 공연 @KARPOS
단순한 페스티벌 그 이상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원더랜드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경우엔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초반부터 함께 해준 충성스러운 원더러들과 이제 막 우리 페스티벌의 이름을 알게 된 새로운 원더러들에게 항상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더불어 공연장 주변 무료로 물을 제공한다든지, 쓰레기 분리수거 등 지속가능한 환경 속에서 페스티벌을 만드는 방법도 항상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원더랜드는 페스티벌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한국 아티스트를 라인업에 추가하고 있습니다. 마닐라를 강타한 한류 열풍만 보더라도 원더랜드에 한국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건 당연한 일지요. 이미 빈지노, 바밍타이거, 죠지, 아도이, 마마무의 화사, 그리고 보수동쿨러 등 다양한 한국 아티스트가 페스티벌에 참여했고 우리는 이 이름들도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필리핀에 방문할 계획을 하고 있다면, 매년 3월 이틀간 열리는 원더랜드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을 찾아와 주세요. “단순한 음악 페스티벌 그 이상”이라는 모토 아래 필리핀의 소박한 섬처럼 떠 있는 원더랜드의 커뮤니티가 여러분을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습니다.
* 열번째 원더랜드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은 2025년 3월 22일과 23일에 개최됩니다.
원더랜드 페스티벌 @KAR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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