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공연 소식,
라이브 음악 시장은
과연 성장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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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가 뜨겁다. 주말마다 음악 페스티벌이 열리고 내한 공연 소식도 끊이지 않는다. 공연 캘린더는 빡빡하지만 공연장마다, 페스티벌마다 관객이 북적이냐고 물어본다면 쉽게 답하긴 힘들다. 이런 사정은 해외라고 다르지 않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공연 시장은 미국이다. 투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부터, 라스베거스를 중심으로 시도되는 레지던시 공연, 거기에 수많은 음악 페스티벌과 크고 작은 단독 공연까지. 미국이 한번 음악 공연 시장을 뒤흔들어 지형을 바꾸게 되면 국내 내한 공연과 페스티벌 환경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왜 슈퍼 스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자주 내한하지 않을까? 헤드라이너는 왜 갑자기 페스티벌 공연을 취소할까? 이런 질문에의 답이 언제나 ‘아티스트 마음대로’인 것은 아니다.
AAA 제 4호의 가장 첫 글에서는 올해 1월 음악 잡지 컨시퀀스(Consequence)가 미국의 음악 공연 시장에 관해 나눈 흥미로운 대담을 번역하여 소개한다. 완벽한 답은 될 수 없을 지언정 불안정한 공연 시장의 징후를 찾아내고 힌트를 얻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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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ion | 김해인, Edit |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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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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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 페스티벌은
다시 성장하고 있는가?
ISSUE4 02.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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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치프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결과물들은 멋있고 강인한 것이라고 인식되면 좋겠어요
ISSUE3 07.OUTRO
김해인 haein@alpsinc.kr
(주)알프스와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 컨텐츠 기획과 홍보, 마케팅을 담당한다.
(주)알프스 기획이사. DMZ피스트레인뮤직페스티벌에서 기획, 프로그래밍, 해외 업무를 담당한다.
2024년 페스티벌:
시시한 헤드라이너의 해
최근 페스티벌들의 라인업을 보고
시큰둥해졌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컨시퀀스 챗(Consequence Chat)의
2024년 1월 코너에서는
어째서 올해 페스티벌 라인업을 두고 팬들이
실망감을 드러내는지를 살펴보며
음악 페스티벌을 지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참여자
Wren Graves (컨시퀀시스 피처 에디터)
Polo Ragusa (부 에디터)
Jonah Krueger (편집 코디네이터)
Abby Jones (부 에디터)
Wren: 페스티벌들이 한창 라인업을 발표하는 시기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포스트 말론(Post Malone), 프레드 어게인..(Fred Again..)이 올해 부나루 (Boonaroo)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발표됐다. 보스톤 콜링(Boston Calling) 페스티벌은 에드 시런(Ed Sheeran), 타일러 칠더스(Tyler Childers), 더 킬러스(The Killers)를 섭외했다. 코첼라(Coachella)는 한참을 미룬 끝에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 도자 캣(Doja Cat),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그리고 재결합한 노 다웃(No Doubt) 등이 이끄는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의심할 여지 없이 훌륭한 아티스트다. 노 다웃을 뺀 나머지 헤드라이너들의 공연은 이미 친숙하다. 위의 아티스트 중 다섯 팀은 지난 3년 동안 롤라팔루자(Lollapalooza) 페스티벌에서 이미 봤다. 페스티벌 라인업 공개에 달린 댓글이나 관련 게시판에 들어가 살펴보면 불평불만이 줄줄이 올라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이 당최 신나보이질않는다.
이건 단순히 아직 최종 라인업이 나오지 않아서 인걸까? 아니면 정말 2024년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일까?
Paolo: 확실히 음악 페스티벌들이 동질화되었다고 본다. 팬데믹 시기의 각종 제약이 풀리던 2021년 즈음부터 이런 현상을 눈치챘는데 당시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포스트 말론(Post Malone), 레미 울프(Remi Wolf), 피비 브리저스(Phoebe Bridgers)가 거의 모든 페스티벌 라인업에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컨시퀀스 제작자인 알렉스 영(Alex Young)이 지적한대로 이런 현상은 팬데믹이 발생하기 몇 년 전부터 있었다. 대형 공연기획사인 라이브네이션(Live Nation)과 에이이쥐(AEG)가 자신들의 페스티벌 제국을 공고히 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와 해당 기업에서 주최하는 페스티벌에 세 개 이상 출연하는 패키지로 계약을 했으니 페스티벌 라인업의 동질화는 기획된 거다.
Jonah: 팬데믹 이후의 페스티벌 트렌드는 '클래식' 아티스트와 이 이름들을 통한 이슈화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지난 해 글래스톤베리(Glastonbury) 페스티벌 헤드라이너(건즈 앤 로지스(Guns N’Roses), 엘튼 존(Elton John),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만 봐도 자명하다. 이런 점에서 올해 코첼라에서는 노 다웃의 공연을 사람들이 가장 기대할 것이다. 이들의 마지막 공연은 10년 전이었다. 이런 참신함이 (거기에 ‘Just a Girl’의 라이브까지) 페스티벌에 중요한 하입을 일으킬 수 있다. 더불어 코첼라처럼 중요하고 큰 페스티벌 헤드라이너의 75%가 여성 뮤지션이거나 여성이 프론트로 있는 팀이라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Wren: 개인적으로 스카(Ska)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걸로 구매자를 끌어당기기엔 역부족인 걸까. 코첼라는 10년 만에 최악의 티켓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Abby: 우선, ‘코첼라 티켓 구매자 = 여자’인 건 아니다. 🙁
내 생각에 모두를 놀라게 하는 헤드라이너는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익숙한 불만일 수도 있는데, 코첼라를 제외한 다른 페스티벌 라인업에서 여성 뮤지션의 수는 여전히 적다. 도자 캣(Doja Cat), 로살리아(Rosalia), 스자(SZA) 같은 이름은 어디서나 보증수표다. 감히 또 다른 Beychella(2018년 코첼라에 출연한 비욘세의 공연)를 기대할 순 없겠지만,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와 비욘세(Beyonce)가 투 톱으로 투어 산업을 이끄는 시대에 페스티벌들이 ‘아재 중심’ 라인업만 선보이니 팬들이 실망하는 건 당연하다.
Wren: 맞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 ‘The Era’s Tour’는 10억 달러 매출을 앞두고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 정도면 정말 훌륭한 헤드라이너겠지. 그런데 그의 개런티를 감당할 수 있는 페스티벌은 없다. 얼마전에 샤론 오스본(Sharon Osbourne)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 생각나는데, 밴드들이 ‘조 단위’의 개런티를 달라고만 하지 않으면 오즈페스트(Ozzfest)를 다시 열 수 있을 거라고 했다. 2018년 오즈페스트가 막을 내린 이유가 수익성이 없었기 때문인 것처럼 들렸다. 어쩌면 단독 콘서트 티켓은 더욱 비싸지고 있으니 헤드라이너들이 굳이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설 이유가 없는 게 아닐까. 단독공연으로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을 매진시킬 수 있는데 굳이 한 여름 테네시 주의 야외 무대에 오를 이유가 있을까.
Abby: 또 하나 짚어볼 건, 공연 투어 업계도 계속 불만이 있었고 이런 현상이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팝스타에게도 최근 투어들이 매우 어렵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마저도 월드투어가 아닌 몇 개의 주요 도시에서 레지던시 형식으로 투어를 만들었다. 하물며 페스티벌 무대는 아레나 공연보다 제약이 많을 테니 거기에 섰을 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크다는 판단이 들 것 같다.
Wren: 레지던시 공연 얘기를 꺼내줘서 고맙다. 왜냐면 요즘 미국의 한 도시 때문에 미국의 투어 지형이 완전히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1950년대, 라스 베가스에서 열린 리베라체(Liberace)의 레지던시 공연 이후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티스트 입장에서 이 레지던시 콘서트의 매력은 여전하다. 투어는 짜증나지만 콘서트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다. 그런데 어디 돌아다니지 않고 콘서트를 여러 번 열 수 있다면? 2000년대 초반 셀린 디옹(Celine Dion)은 라스 베가스 호텔의 안락한 스위트룸에 머물며 장거리 투어만큼의 수익을 얻은 첫 모던 슈퍼스타가 되었다.
Abby: 자는 것과 씻는 것에 열정을 쏟는 사람으로서, 이해한다.
Paolo: 내가 보기에 이런 레지던시 콘서트는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섭외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서 아델(Adele)과 실크 소닉(Silk Sonic)은 2024년 페스티벌 라인업에 당연히 포함되어야 할 정도로 수요와 인기가 큰 아티스트인데, 이 아티스트들이 레지던시 콘서트를 한 이후로는 페스티벌에 관심을 안 두거나 아예 일정이 불가하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 Adele tickets 구글 검색 시 라스베가스의 Caesars Palace에서 2월 한달 동안에만 약 8번의 공연이 예정된 것을 볼 수 있음 - 역자 주)
Wren: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큰 수익을 올린 빌리 조엘(Billy Joel)이나 유투(U2),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같은 아티스트들도 페스티벌보다는 레지던시 콘서트를 선호하는 것 같다. 빌리 조엘은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에서, U2는 더 스피어(The Sphere)에서, 해리 스타일스는 다른 주요 시장에서. 이 모든 현상들이 가리키는 건 하나다.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맡는 것이 예전만큼 수익성이 높거나 명예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Jonah: 지난 해 코첼라에 나온 프랭크 오션(Frank Ocean)만 봐도 그렇다. 페스티벌 안팎에서 보여준 그의 태도와, 무대 퍼포먼스에 대한 사람들의 백래시가 바로 그 예다.
Abby: 한편으론 올해 발표된 헤드라이너들이 이미 대부분 대형 페스티벌에 다들 등장한 적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시큰둥해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예전에는 훨씬 더 예측불가의 상황에서 라인업이 발표되었기 때문에 놀라움이라는 게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적으로 보면 페스티벌 기획자들이 요즘은 떠오르는 신인 아티스트를 무대에 세우지 않는 것 같다.
Paolo: 웬 위 워 영 (When We Were Young) 페스티벌이라고 아는가. 2022년에 이 페스티벌의 라인업에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와 파라모어(Paramore)가 떴을 때 온라인이 아주 후끈해졌었다. 시대를 풍미했던 특정 장르와 신을 다루는 ‘노스탤지아’ 지향의 페스티벌이었지만 이 두 헤드라이너가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만들어내는 임팩트는 아직까지도 유효하며 이 두 밴드에게도 매우 성공적인 부활의 신호탄이 됐다.
라스베거스의 페스티벌 When We were Young 의 2022년 포스터
말하자면, 페스티벌이 특정 장르(혹은 특정 신이나 특정 시대)를 중심으로 하는 라인업으로 세분화되고 있고 이 곳에선 코첼라나 부나루처럼 지금 유행하는 뮤지션이 아닌 음악 팬이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헤드라이너로 만날 기회가 있다. 웬 위 워 영 외에도 저스트 라이크 헤븐(Just Like Heaven), 라이엇 페스트(Riot Fest), 킬비 블록 파티(Kilby Block Party) 등의 페스티벌들이 이런 전략을 취한다.
Wren: 그럼 여기에서 좀 흥미로운 질문이 생긴다. 일반인이 관심을 가지는 축제는 실제로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Jonah: 좀 냉소적으로 얘기해보자면, 인플루언서들이다. 외부적인 시선에서, 요즘의 코첼라는 음악보다는 패션이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온라인 내 수많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의 멧 갈라(Met Gala) 같은 거다. 파격적인 의상으로 무장해야 완성되니까.
내 눈에 코첼라와 롤라팔루자는 음악이 흐르는 사교 파티고 레지던시 콘서트는 죽고못사는 열성 팬을 위한 이벤트다. 올바른 시각으로 들여다보면, 레지던시 콘서트는 팬들이 사는 곳으로 아티스트가 찾아가는 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그 아티스트를 보러 팬들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고도로 큐레이팅된 페스티벌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Abby: 나이든 티를 내고 싶지는 않지만, 코첼라의 인플루언서화는 음악 페스티벌에서 음악이 우선시되던 시대의 몰락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대형 기획사들은 음악 팬들에게 여러 음악 공연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장소를 파는 게 아니라 ‘경험’ 자체를 팔 때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반면 특정 음악을 위한 페스티벌들은 오히려 우리를 인스타그램 이전의 시대로 되돌려 보내려고 하는 것 같다.
Wren: 모든 관심이 인플루언서에게 쏟아지는 건 맞는데, 그들이 티켓을 다 팔아주는 건 아니다. 4일간의 코첼라 티켓을 매진시켜 줄 워너비-인플루언서들은 LA만으론 충분치 않다.
Abby: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수많은 대형 페스티벌들이 자신들의 행사를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2022년 오스틴 시티 리미츠(ACL) 뮤직 페스티벌에 갔을 때 ‘전용 라운지’라고 적힌 곳을 수도 없이 봤다. 음료 스폰서만 20개 정도였다. 처음 ACL 페스티벌에 갔던 해와는 완전히 달랐고, 그걸 보며 나는 즉시 축제 기획자들이 더이상 음악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는 사인이라고 느꼈다.
또, 이 ‘경험’이라는 요소는 라스 베가스의 MSG 스피어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 U2를 보는 관객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저 U2가 훌륭한 밴드라는 이유로 티켓을 구매했을까?
Wren: 흥미로운 지적이다. 내가 봐도 페스티벌에서 VIP 구역은 점점 커진다. 극심한 소득불평등의 시대에 페스티벌 입장에서 일반 티켓에만 기대는 건 말이 안 되긴 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차피 페스티벌에 그 정도 돈을 쓸 수 없으니까.
Paolo: 나도 작년 아웃사이드 랜즈(Outside Lands) 페스티벌에서 똑같은 걸 느꼈다. 페스티벌이 축제가 개최되는 오클랜드 지역에 거주하는 일반 음악 팬보다 실리콘밸리에서 날아온 테크 기업인들을 VIP 구역으로 끌어오는 데 더 많이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Jonah: 그럼 실제로 VIP 티켓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아마도 어린 세대보다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X세대나 베이비부머 세대일 거다. 한 잔에 19달러나 하는 버드라이트 맥주를 마시고 두 조각에 40불짜리 피자를 먹는 데 돈을 척척 쓸 수 있는 사람들이다. 페스티벌의 메인 타겟이 이들이라면 당연히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보다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를 섭외하겠지.
Wren: 대화를 마무리하기 전에 앞으로는 어떨지 얘기해 보자. 이 현상을 뉴 노멀이라고 할 수 있을까? 향후 몇 년 간 페스티벌 지형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Paolo: 앞서 Abby가 말한 것처럼 특정 관심사(장르, 신, 시대)를 위한 페스티벌이 더 많이 생길 것 같다. 그래도 30~40개 공연을 몰아 넣는 하루짜리 페스티벌은 좀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이틀로 쪼개줬으면!
Wren: 물집 잡힌 내 발가락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중이다.
Paolo: 헤드라이너급의 그룹이 페스티벌을 통해 재결합을 선보이는 일은 없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만약 토킹 헤즈(Talking Heads)가 2013년에 재결합했었다면 그 해 코첼라, 글라스톤베리, 부나루의 라인업에 헤드라이너로 들어가 있는 걸 분명히 봤을 거다. 하지만 만약 지금 재결합 한다면? 단독공연 투어나 레지던시를 택하지 않을까? 나는 그렇다고 본다.
Abby: 나는 페스티벌 환경이 개선되기 전에 공연 투어 업계의 전반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대형 레이블이나 틱톡에서 바이럴 히트곡이 없어도 아티스트가 공연을 통해서 지속가능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중소형 공연장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음악가들이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고 싶도록, 공연 투어를 하고 싶도록 말이다.
Wren: 건강하게 돌아가는 소규모 공연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부동산 위기를 바로 잡고, 티켓을 독점하는 대기업을 해체시기며, 강력한 사회 안정망을 구축함으로써 작은 규모의 공연 업자들이 위험을 조금 감수하더라도 파산하지는 않는 구조를 만드는 거라고 본다.
Abby: 내가 똑같은 말을 몇 년이나 해왔는지.
[Consequence - he Year of the Underwhelming Festival Headliner]
들끓는 공연 소식,
라이브 음악 시장은 과연 성장하고 있을까?
공연계가 뜨겁다.
주말마다 음악 페스티벌이 열리고 내한 공연 소식도 끊이지 않는다.
공연 캘린더는 빡빡하지만 공연장마다, 페스티벌마다
관객이 북적이냐고 물어본다면 쉽게 답하긴 힘들다.
이런 사정은 해외라고 다르지 않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공연 시장은 미국이다.
투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부터,
라스베거스를 중심으로 시도되는 레지던시 공연,
거기에 수많은 음악 페스티벌과 크고 작은 단독 공연까지.
미국이 한번 음악 공연 시장을 뒤흔들어 지형을 바꾸게 되면
국내 내한 공연과 페스티벌 환경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왜 슈퍼 스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자주 내한하지 않을까?
헤드라이너는 왜 갑자기 페스티벌 공연을 취소할까?
이런 질문에의 답이 언제나 ‘아티스트 마음대로’인 것은 아니다.
AAA 제 4호의 가장 첫 글에서는
올해 1월 음악 잡지 컨시퀀스(Consequence)가
미국의 음악 공연 시장에 관해 나눈 흥미로운 대담을 번역하여 소개한다.
완벽한 답은 될 수 없을 지언정 불안정한 공연 시장의 징후를 찾아내고
힌트를 얻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Translation | 김해인, Edit |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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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 페스티벌은
다시 성장하고 있는가?
ISSUE4 02.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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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3 07.OUTRO
미스치프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결과물들은 멋있고 강인한 것이라고 인식되면 좋겠어요
김해인 haein@alpsinc.kr
(주)알프스와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서 컨텐츠 기획과 홍보, 마케팅을 담당한다.
(주)알프스 기획이사. DMZ피스트레인뮤직페스티벌에서 기획, 프로그래밍, 해외 업무를 담당한다.
2024년 페스티벌:
시시한 헤드라이너의 해
최근 페스티벌들의 라인업을 보고 시큰둥해졌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컨시퀀스 챗(Consequence Chat)의 2024년 1월 코너에서는
어째서 올해 페스티벌 라인업을 두고 팬들이 실망감을 드러내는지를 살펴보며
음악 페스티벌을 지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참여자
Wren Graves (컨시퀀시스 피처 에디터), Polo Ragusa (부 에디터),
Jonah Krueger (편집 코디네이터), Abby Jones (부 에디터)
Wren: 페스티벌들이 한창 라인업을 발표하는 시기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포스트 말론(Post Malone), 프레드 어게인..(Fred Again..)이 올해 부나루 (Boonaroo)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발표됐다. 보스톤 콜링(Boston Calling) 페스티벌은 에드 시런(Ed Sheeran), 타일러 칠더스(Tyler Childers), 더 킬러스(The Killers)를 섭외했다. 코첼라(Coachella)는 한참을 미룬 끝에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 도자 캣(Doja Cat),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그리고 재결합한 노 다웃(No Doubt) 등이 이끄는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의심할 여지 없이 훌륭한 아티스트다. 노 다웃을 뺀 나머지 헤드라이너들의 공연은 이미 친숙하다. 위의 아티스트 중 다섯 팀은 지난 3년 동안 롤라팔루자(Lollapalooza) 페스티벌에서 이미 봤다. 페스티벌 라인업 공개에 달린 댓글이나 관련 게시판에 들어가 살펴보면 불평불만이 줄줄이 올라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이 당최 신나보이질않는다.
이건 단순히 아직 최종 라인업이 나오지 않아서 인걸까? 아니면 정말 2024년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일까?
Paolo: 확실히 음악 페스티벌들이 동질화되었다고 본다. 팬데믹 시기의 각종 제약이 풀리던 2021년 즈음부터 이런 현상을 눈치챘는데 당시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포스트 말론(Post Malone), 레미 울프(Remi Wolf), 피비 브리저스(Phoebe Bridgers)가 거의 모든 페스티벌 라인업에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컨시퀀스 제작자인 알렉스 영(Alex Young)이 지적한대로 이런 현상은 팬데믹이 발생하기 몇 년 전부터 있었다. 대형 공연기획사인 라이브네이션(Live Nation)과 에이이쥐(AEG)가 자신들의 페스티벌 제국을 공고히 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와 해당 기업에서 주최하는 페스티벌에 세 개 이상 출연하는 패키지로 계약을 했으니 페스티벌 라인업의 동질화는 기획된 거다.
Jonah: 팬데믹 이후의 페스티벌 트렌드는 '클래식' 아티스트와 이 이름들을 통한 이슈화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지난 해 글래스톤베리(Glastonbury) 페스티벌 헤드라이너(건즈 앤 로지스(Guns N’Roses), 엘튼 존(Elton John),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만 봐도 자명하다. 이런 점에서 올해 코첼라에서는 노 다웃의 공연을 사람들이 가장 기대할 것이다. 이들의 마지막 공연은 10년 전이었다. 이런 참신함이 (거기에 ‘Just a Girl’의 라이브까지) 페스티벌에 중요한 하입을 일으킬 수 있다. 더불어 코첼라처럼 중요하고 큰 페스티벌 헤드라이너의 75%가 여성 뮤지션이거나 여성이 프론트로 있는 팀이라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Wren: 개인적으로 스카(Ska)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걸로 구매자를 끌어당기기엔 역부족인 걸까. 코첼라는 10년 만에 최악의 티켓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Abby: 우선, ‘코첼라 티켓 구매자 = 여자’인 건 아니다. 🙁
내 생각에 모두를 놀라게 하는 헤드라이너는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익숙한 불만일 수도 있는데, 코첼라를 제외한 다른 페스티벌 라인업에서 여성 뮤지션의 수는 여전히 적다. 도자 캣(Doja Cat), 로살리아(Rosalia), 스자(SZA) 같은 이름은 어디서나 보증수표다. 감히 또 다른 Beychella(2018년 코첼라에 출연한 비욘세의 공연)를 기대할 순 없겠지만,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와 비욘세(Beyonce)가 투 톱으로 투어 산업을 이끄는 시대에 페스티벌들이 ‘아재 중심’ 라인업만 선보이니 팬들이 실망하는 건 당연하다.
Wren: 맞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 ‘The Era’s Tour’는 10억 달러 매출을 앞두고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 정도면 정말 훌륭한 헤드라이너겠지. 그런데 그의 개런티를 감당할 수 있는 페스티벌은 없다. 얼마전에 샤론 오스본(Sharon Osbourne)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 생각나는데, 밴드들이 ‘조 단위’의 개런티를 달라고만 하지 않으면 오즈페스트(Ozzfest)를 다시 열 수 있을 거라고 했다. 2018년 오즈페스트가 막을 내린 이유가 수익성이 없었기 때문인 것처럼 들렸다. 어쩌면 단독 콘서트 티켓은 더욱 비싸지고 있으니 헤드라이너들이 굳이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설 이유가 없는 게 아닐까. 단독공연으로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을 매진시킬 수 있는데 굳이 한 여름 테네시 주의 야외 무대에 오를 이유가 있을까.
Abby: 또 하나 짚어볼 건, 공연 투어 업계도 계속 불만이 있었고 이런 현상이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팝스타에게도 최근 투어들이 매우 어렵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마저도 월드투어가 아닌 몇 개의 주요 도시에서 레지던시 형식으로 투어를 만들었다. 하물며 페스티벌 무대는 아레나 공연보다 제약이 많을 테니 거기에 섰을 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크다는 판단이 들 것 같다.
Wren: 레지던시 공연 얘기를 꺼내줘서 고맙다. 왜냐면 요즘 미국의 한 도시 때문에 미국의 투어 지형이 완전히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1950년대, 라스 베가스에서 열린 리베라체(Liberace)의 레지던시 공연 이후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티스트 입장에서 이 레지던시 콘서트의 매력은 여전하다. 투어는 짜증나지만 콘서트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다. 그런데 어디 돌아다니지 않고 콘서트를 여러 번 열 수 있다면? 2000년대 초반 셀린 디옹(Celine Dion)은 라스 베가스 호텔의 안락한 스위트룸에 머물며 장거리 투어만큼의 수익을 얻은 첫 모던 슈퍼스타가 되었다.
Abby: 자는 것과 씻는 것에 열정을 쏟는 사람으로서, 이해한다.
Paolo: 내가 보기에 이런 레지던시 콘서트는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섭외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서 아델(Adele)과 실크 소닉(Silk Sonic)은 2024년 페스티벌 라인업에 당연히 포함되어야 할 정도로 수요와 인기가 큰 아티스트인데, 이 아티스트들이 레지던시 콘서트를 한 이후로는 페스티벌에 관심을 안 두거나 아예 일정이 불가하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 Adele tickets 구글 검색 시 라스베가스의 Caesars Palace에서 2월 한달 동안에만 약 8번의 공연이 예정된 것을 볼 수 있음 - 역자 주)
Wren: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큰 수익을 올린 빌리 조엘(Billy Joel)이나 유투(U2),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같은 아티스트들도 페스티벌보다는 레지던시 콘서트를 선호하는 것 같다. 빌리 조엘은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에서, U2는 더 스피어(The Sphere)에서, 해리 스타일스는 다른 주요 시장에서. 이 모든 현상들이 가리키는 건 하나다.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맡는 것이 예전만큼 수익성이 높거나 명예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Jonah: 지난 해 코첼라에 나온 프랭크 오션(Frank Ocean)만 봐도 그렇다. 페스티벌 안팎에서 보여준 그의 태도와, 무대 퍼포먼스에 대한 사람들의 백래시가 바로 그 예다.
Abby: 한편으론 올해 발표된 헤드라이너들이 이미 대부분 대형 페스티벌에 다들 등장한 적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시큰둥해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예전에는 훨씬 더 예측불가의 상황에서 라인업이 발표되었기 때문에 놀라움이라는 게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적으로 보면 페스티벌 기획자들이 요즘은 떠오르는 신인 아티스트를 무대에 세우지 않는 것 같다.
Paolo: 웬 위 워 영 (When We Were Young) 페스티벌이라고 아는가. 2022년에 이 페스티벌의 라인업에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와 파라모어(Paramore)가 떴을 때 온라인이 아주 후끈해졌었다. 시대를 풍미했던 특정 장르와 신을 다루는 ‘노스탤지아’ 지향의 페스티벌이었지만 이 두 헤드라이너가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만들어내는 임팩트는 아직까지도 유효하며 이 두 밴드에게도 매우 성공적인 부활의 신호탄이 됐다.
라스베거스의 페스티벌 When We were Young 의 2022년 포스터
말하자면, 페스티벌이 특정 장르(혹은 특정 신이나 특정 시대)를 중심으로 하는 라인업으로 세분화되고 있고 이 곳에선 코첼라나 부나루처럼 지금 유행하는 뮤지션이 아닌 음악 팬이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헤드라이너로 만날 기회가 있다. 웬 위 워 영 외에도 저스트 라이크 헤븐(Just Like Heaven), 라이엇 페스트(Riot Fest), 킬비 블록 파티(Kilby Block Party) 등의 페스티벌들이 이런 전략을 취한다.
Wren: 그럼 여기에서 좀 흥미로운 질문이 생긴다. 일반인이 관심을 가지는 축제는 실제로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Jonah: 좀 냉소적으로 얘기해보자면, 인플루언서들이다. 외부적인 시선에서, 요즘의 코첼라는 음악보다는 패션이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온라인 내 수많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의 멧 갈라(Met Gala) 같은 거다. 파격적인 의상으로 무장해야 완성되니까.
내 눈에 코첼라와 롤라팔루자는 음악이 흐르는 사교 파티고 레지던시 콘서트는 죽고못사는 열성 팬을 위한 이벤트다. 올바른 시각으로 들여다보면, 레지던시 콘서트는 팬들이 사는 곳으로 아티스트가 찾아가는 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그 아티스트를 보러 팬들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고도로 큐레이팅된 페스티벌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Abby: 나이든 티를 내고 싶지는 않지만, 코첼라의 인플루언서화는 음악 페스티벌에서 음악이 우선시되던 시대의 몰락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대형 기획사들은 음악 팬들에게 여러 음악 공연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장소를 파는 게 아니라 ‘경험’ 자체를 팔 때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반면 특정 음악을 위한 페스티벌들은 오히려 우리를 인스타그램 이전의 시대로 되돌려 보내려고 하는 것 같다.
Wren: 모든 관심이 인플루언서에게 쏟아지는 건 맞는데, 그들이 티켓을 다 팔아주는 건 아니다. 4일간의 코첼라 티켓을 매진시켜 줄 워너비-인플루언서들은 LA만으론 충분치 않다.
Abby: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수많은 대형 페스티벌들이 자신들의 행사를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한다. 2022년 오스틴 시티 리미츠(ACL) 뮤직 페스티벌에 갔을 때 ‘전용 라운지’라고 적힌 곳을 수도 없이 봤다. 음료 스폰서만 20개 정도였다. 처음 ACL 페스티벌에 갔던 해와는 완전히 달랐고, 그걸 보며 나는 즉시 축제 기획자들이 더이상 음악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는 사인이라고 느꼈다.
또, 이 ‘경험’이라는 요소는 라스 베가스의 MSG 스피어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 U2를 보는 관객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저 U2가 훌륭한 밴드라는 이유로 티켓을 구매했을까?
Wren: 흥미로운 지적이다. 내가 봐도 페스티벌에서 VIP 구역은 점점 커진다. 극심한 소득불평등의 시대에 페스티벌 입장에서 일반 티켓에만 기대는 건 말이 안 되긴 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차피 페스티벌에 그 정도 돈을 쓸 수 없으니까.
Paolo: 나도 작년 아웃사이드 랜즈(Outside Lands) 페스티벌에서 똑같은 걸 느꼈다. 페스티벌이 축제가 개최되는 오클랜드 지역에 거주하는 일반 음악 팬보다 실리콘밸리에서 날아온 테크 기업인들을 VIP 구역으로 끌어오는 데 더 많이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Jonah: 그럼 실제로 VIP 티켓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아마도 어린 세대보다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X세대나 베이비부머 세대일 거다. 한 잔에 19달러나 하는 버드라이트 맥주를 마시고 두 조각에 40불짜리 피자를 먹는 데 돈을 척척 쓸 수 있는 사람들이다. 페스티벌의 메인 타겟이 이들이라면 당연히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보다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를 섭외하겠지.
Wren: 대화를 마무리하기 전에 앞으로는 어떨지 얘기해 보자. 이 현상을 뉴 노멀이라고 할 수 있을까? 향후 몇 년 간 페스티벌 지형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Paolo: 앞서 Abby가 말한 것처럼 특정 관심사(장르, 신, 시대)를 위한 페스티벌이 더 많이 생길 것 같다. 그래도 30~40개 공연을 몰아 넣는 하루짜리 페스티벌은 좀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이틀로 쪼개줬으면!
Wren: 물집 잡힌 내 발가락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중이다.
Paolo: 헤드라이너급의 그룹이 페스티벌을 통해 재결합을 선보이는 일은 없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만약 토킹 헤즈(Talking Heads)가 2013년에 재결합했었다면 그 해 코첼라, 글라스톤베리, 부나루의 라인업에 헤드라이너로 들어가 있는 걸 분명히 봤을 거다. 하지만 만약 지금 재결합 한다면? 단독공연 투어나 레지던시를 택하지 않을까? 나는 그렇다고 본다.
Abby: 나는 페스티벌 환경이 개선되기 전에 공연 투어 업계의 전반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대형 레이블이나 틱톡에서 바이럴 히트곡이 없어도 아티스트가 공연을 통해서 지속가능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중소형 공연장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음악가들이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고 싶도록, 공연 투어를 하고 싶도록 말이다.
Wren: 건강하게 돌아가는 소규모 공연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부동산 위기를 바로 잡고, 티켓을 독점하는 대기업을 해체시기며, 강력한 사회 안정망을 구축함으로써 작은 규모의 공연 업자들이 위험을 조금 감수하더라도 파산하지는 않는 구조를 만드는 거라고 본다.
Abby: 내가 똑같은 말을 몇 년이나 해왔는지.
[Consequence - he Year of the Underwhelming Festival Headliner]
INTRO
ISSUE 04